2014, 朴 '묵묵부답', 文 "通則不痛 不通則痛"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29일 국회에서 회동을 가진 가운데, 박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1년만의 재회에 이목이 집중됐다.
2013년 4월 12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야당 지도부와 만나,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문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당시 회동 자리는 박 대통령이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청문회 논란에 대해 문 위원장에게 좀 도와달라며 이해를 구하고,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안보의식과 민생정책에 대해 칭찬을 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생일을 맞은 문 위원장을 위해 직접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고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축하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문 위원장의 생신 축하를 위해 케이크를 마련했다. 생신을 축하한다"고 말했고, 문 위원장은 "청와대에 초청해 정말 감사하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생일이 될 거다. 박근혜 정부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민주당 정석호 대변인은 회동을 마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여야와 청와대가 대립했었는데 이제는 여야가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민생과 안보에 있어서 상호협력과 국정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년 전엔 좋았었는데…
오늘(2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재회한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년 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만남을 가졌다.
세월호 특별법, 민생경제법안, 내년도 예산안, 개헌 문제 등 시급한 현안 탓인지 둘 사이에는 회동 내내 냉기가 느껴졌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문 위원장의 "국회에 오다가 혹시 (세월호) 유가족들을 못 봤느냐"는 물음에 박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재차 문 위원장이 "(유가족을)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달라"며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언급해도 박 대통령은 듣고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 위원장이 "내일 있을 대표 연설에서 개헌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개헌 문제를 꺼내자 박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대통령은 "마음을 열고 좋은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 국회가 국민에게 온기와 희망을 드렸으면 한다"며 인사했고, 이에 문 위원장은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곧 아픔이다)'이라는 '동의보감'의 한 구절을 빌려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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