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MB 정권서 민주주의 20년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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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MB 정권서 민주주의 20년 후퇴”
  • 김병묵 기자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2.21 09: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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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경남지사 김포에서 재도전 준비…초심 찾을 것선거구제 개편·개헌은 필요하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박근홍 기자]

이장에서 군수,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 도전에 이르기까지. 영화에나 나옴직한 정치역정을 거쳐 온 인물이 있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지역위원장이다. 1988년 경상남도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라는 작은 마을의 이장으로 시작한 김 전 지사는 이후 남해군수에 재선한다. 그가 1995년에 세운 최연소 지방자치단체장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어 2010년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며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김 전 지사는 여당의 텃밭 영남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리틀 노무현’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그 기세 그대로 18대 대권에 도전했다. 민주통합당에서 경선에 나섰지만 완패하며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올해 다시 돌아와 6·4 지방선거를 지원하고 김포에서 7·30 재보선에 도전했지만 야권 대패를 막지 못하고 낙선한다.

김 전 지사는 입지전적인 정치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그 뒤에는 수차례의 낙선이 밑거름으로 자리한다. 덕분에 패배의 충격을 비교적 빠르게 수습한 그는 김포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다시 사무실을 열었다. 다시 초심으로 김포 민심을 바닥부터 훑겠다는 취지다. <시사오늘>은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5일 김포 사우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이장에서 출발 군수 도지사를 거치며 대통령 후보군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 ⓒ시사오늘 박근홍

김포에서 초심으로…˝이곳은 한국의 축소판˝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여러 곳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여러 곳에서 요청이 와서 가급적 모두 나가고 있는 편이다. 얼마 전엔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서 강의를 했고, 그 이후엔 노무현재단에서 ‘청년소사이어티’사람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었다. 청년소사이어티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와 교류하며 알게 된 분들이다. 건국대 행정대학원이나 지역위원회 같은 곳들에서 연락을 많이 주신다.”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특강인가.

“가장 중점적인 것은 지역, 김포의 일이다. 지역 현안을 살펴보는 것이 핵심 활동이다. 평소엔 늘 김포에 있다. 오늘(5일) 중앙당으로부터 정식으로 지역위원장 임명장을 받았다. 여의도 간 김에 국회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모여 '사자방' 국정조사 요구와 문고리 권력 규탄대회까지 하고 막 돌아왔다. 이제 임명장을 받아 왔으니 조금 더 지역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지난 선거 이후 김포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 선거 때만 뜨내기처럼 들르는 정치인은 사양이다. 그래서 지난번 선거 끝나고 나서 곧장 지역에 계속 있었다.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의 여러 현안들도 살피는 중이다. 내가 마을 이장에서 군수를 거쳐 도지사까지 했다. 사실상 지방자치의 바닥부터 맨 위까지다. 그런데 내가 그 경남 지방정치를 정리하고 중앙정치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여기 김포에 온 것 아니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치는 초심과 평상심 유지가 중요하다. 욕심을 내면 엇박자가 나고 실수도 있는 법이다. 다시 현장부터, 풀뿌리부터 시작하는 각오로 약 5개월째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도 듣고, 이 지역 문제점들도 듣고, 내 정치철학도 소개하고 그런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최근에 했던 도보 순례도 그와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여러 가지를 알고 배우고 느꼈다. 지난 재보선 때 공부한 김포보다 더 생생하고 깊이 있게 알아가는 중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지.

“일단 김포는 한국의 축소판 같다. 구도심이 있고 한강신도시가 있고 농촌지역이 있고, 애기봉 있는 곳은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다. 7000여 개의 중소기업들이 있고, 외국인 노동자도 2만 명 정도 와 있다.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도 통진 양촌에 살고 계신다. 도시와 농촌, 다문화, 농업과 공업, 군사까지 모두 한데 뒤섞여 있다. 지난 선거 때는 김포의 역사성, 정체성을 잘 파악 못하고 선거를 끝낸 셈이다. 이제 김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김포 모든 것을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리, 역사,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아는 게 필요했다. 이제 김포를 조금은 알게 됐다.”

-김포의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교통과 교육이다. 김포에선 쌍교 문제라고 하더라. 김포는 행정적으로는 경기도에 속해 있지만 서울에 가장 가까운 도시다. 빠르게 성장 발전을 하고 있다. 동시에 갑자기 많은 이주민들이 들어와서 생긴 현안이 바로 교통과 교육이다. 전월세가 싸니까 서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온다. 특히 돈이 부족한 젊은 부부들이 많이 유입된다.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좋긴 하지만 유치원문제부터 보육 어린이집, 중고등학교 교육 문제가 생긴다. 또 서울과의 교통 문제도 있다. 이 교통과 교육, 일명 쌍교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다. 나름 주의 깊게 공부하고 있다, 내일모레부터 2층 버스를 운용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부분도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더 좋은 여건을 고민해야 발전이 있을 것 아닌가.”

-지역발전을 위해 떠오른 아이디어들이 있는지.

“미래사업과 관련해서는 성장 동력이 있는 사업을 유치해야 하는데, 컨벤션 공간을 고민하고 있다. 숙박·레저·쇼핑 등을 종합적으로 하는 종합복합문화 공간을 생각하고 있다. 김포시에서 최근 추진하는 게 시네폴리스라고 영화관 등과 함께 대규모 호텔이 들어오는 사업이다. 거기서도 내가 좀 역할을 하려고 한다. 조금 더 붙여서 복합문화레저타운이 만들어지면 이를 통해서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어질 수 있도록, 일자리 만드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지역의 미래를 보고 준비하려면 다각도적인 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

-선거의 후유증은 별로 없어 보인다.

“2012년에 경남도정을 맡고 난 이후 중도에 대선 참여하고, 경선서 패한 다음 1년 독일 연수갔다 오자마자 선대위원장 맡아 지방선거 치르고, 곧장 보궐선거를 뛰었다. 잠깐 숨을 돌리는 중이다. 나는 워낙에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고, 지금도 충분히 축적은 돼 있지만 그래도 소비한 게 많으니까 잠시 충전하고 나를 돌아볼 시간이 생긴 거다. 특히나 지난 대선 때 정권을 창출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지 않나. 경남에도 언젠가 갚아야 할 정치적인 빚이 남은 셈이고. 이 모두를 위한 반성의 시간, 그리고 새로운 준비를 위한 기간이다. 김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분하게 지역을 챙기고 김포의 미래를 고민하는 것이 내 처지에 맞다. 후유증을 앓는다는 것은 사치다.”

김 전 지사는 김포에서 다시한 번 금배지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시사오늘 박근홍

˝새정치연합, 노선 확실히 해야 수권 가능˝

-곧 새정치연합이 전당대회를 여는데 출마 생각은 없는지.

“일부 당원들이 최고위원이나 당대표 출마해달라는 요청이 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잊으면 안 된다. 다만 전대가 잘 치러지고 당 혁신이 잘 돼서 총선 대선 승리하면 또 새로운 역할이 주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일단 그 토대가 되려면 지역을 맡고 있는 지역위원장이 각 자신의 위치에서 당이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당의 정책을 잘 설명하고, 우리의 취지를 잘 전달하고 하며 기초부터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게 수권정당으로 갈 수 있는 길 아니겠나. 또 지역민들에게 들은 것들은 중앙당에 건의도 하는 그런 소통의 창구 역할을 맡는 것이 순서이고 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정치연합에는 어떤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나.

“신뢰 회복을 하려면 어떤 혁신이든 해야 한다. 국민들의 마음이 정치로부터 멀어진 지 오래다.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새해 예산안도 합의봤고, 세월호 특별법도 통과는 시켰다. 우리 당만의 성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은 나아진 모습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볼 때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지금 민생이 엄청나게 어렵다. 중소기업, 대기업도 고생이고 포장마차도 안 된다고 한숨을 쉬신다. 이렇게 어려운 민생의 마음에 와 닿을 만한 혁신이 아니면 소용없다.”

-민생이 어려운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수출 주도형 국가다 보니 세계 경제 상황이 어려우면 우리만 좋을 수가 없다. 여기에 경제 정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라고 본다.”

-행자부 장관 시절 소방방재청을 만든 장본인이다. 이제 부처 개편으로 국민안전처 산하로 가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느 부처에 속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실행력이 담보된 기관이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베링해 원양어선 사고 관련해서도 국민안전처가 크게 역할을 못했다. 대응이 해외라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외무성에 전화하는 정도로 했다는 건 아직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참사 같은 일들로 부터 큰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어느 부서가 이름을 바꾸거나 어디 아래로 들어갔다 이런 건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 과거 씨랜드 화재 사건이나, 용산 참사 등 사고가 끊이질 않잖나. 위험성을 깨닫고 실제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본부가 돼야 한다. 일선 소방서가 장비나 인력 이런 게 여전히 부족하다. 실천력을 깎아먹는 부분이다.그나마 이번에 우리 당에서 특별 대응해서 소방교부세를 만들었다. 매년 예산을 구성해 소방서의 노후 장비 교체할 수 있는 세금을 만들었는데 좋은 방향의 성과다.”

-얘기를 들어보면 새정치연합도 나름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지지율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홍보가 약하다. 노인들 난방비나, 보육료 문제 같은 것도 결국 야당이 맞서서 얻어낸 부분이 많다. 그런데 실제 종편이나 지상파 방송 기조만 봐도 얼마나 정치적인가. 담뱃값에서 2천 원 인상 결국 허용하는 모양샌데 이건 양보한 야당이 욕을 먹는다. 서민들에겐 주도한 여당보다 막지 못한 야당이 더 미운 것으로 몰리는 거다.”

-비단 홍보 탓만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물론 더 핵심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 당의 정체성으로 보면 경제민주화, 복지, 한반도 평화 등이 우리 당의 주요 핵심 추진 정책이다. 노선으로 보면 중도개혁 노선인데, 이 기본적인 노선에도 혼선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대선 패배 이후 계파별로 이런 혼선이 극대화되며 못된 측면이 부각됐다. 그래서 새누리가 국정을 엉망으로 해도 새정치연합이 대안으로 안 떠오르고 있는 것 아닌가. 일본과도 비슷하다. 일본도 아베 정권이 사실상 실패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허우적대는데도, 자민당 말고 찍을 곳이 없다고 해서 장기 집권으로 갈 조짐이 보인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이나 정부가 잘 못하면 지지율이 우리에게 와야 하는데 그냥 사라진다. 중도개혁이라는 분명한 노선 하에 싸울 건 싸우고 협조할 땐 협조해야 한다. 그나마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가 좀 안정시키는 분위기인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내년 전대를 계기로 해서 우리 노선을 확실히 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야 수권정당으로 갈 수 있다. 요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일각에선 새누리당은 좌클릭하고 새정치연합은 우클릭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략적인 시각이지만 아주 틀린 이야긴 아니다. 중도 표심을 얻어야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보면 새누리는 좌클릭, 우리는 우클릭해서 중원을 먹는 게 기본 전략이다. 본래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우리 의젠데 새누리당이 치고 들어와서 대선 승리했지 않나. 여튼 우클릭, 좌클릭이라기 보다는 중심은 있되, 외연적 유연을 추구하는 외연적 확대다. 사실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를 보수 진보로 나누면, 우리 진보는 독일 보수당인 기민당 수준도 못 된다. 정의당도 독일 가면 우파정당이다. 결국 상대적이라는 이야기다.”

-남북문제 같은 경우는 좀 특수한 것 아닌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세력이 서로 경쟁은 하더라도, 큰 흐름에선 합의 하에 동일한 틀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남북문제가 대표적이다. 우리 쪽은 DJ, 노무현 정부의 노선을 승계하는 입장이다. 평화정책, 화해 협력에 기초한 남북경제 공동체, 그 다음 통일의 단계로 나가는 건데, 정부여당은 북한을 압박하고 붕괴하고 그 과정에서 통일하자는 논리다. 기조가 우리와 많이 다르다. 우리는 큰형님으로서 고집불통 가난한 북쪽을 많이 도와주고 달래서 남북 긴장을 완화시키자는 작전이다. 새누리당도 말로는 그렇게 하지만 얼마 전 대북전단 문제라든지, 고립조치 해제 안 하는거 봐서는 우리와 좀 방법이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100% 옳고 새누리가 틀리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력이나 체제 안정성 등을 봤을 때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문제를 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협조를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지금 북한이 중국, 러시아, 일본과 딜을 하는 분위긴데 좀 아쉽다.”

ⓒ시사오늘 박근홍

MB 정권서 민주주의 20년 후퇴…낯 들고 다닐 자격 없어

-최근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업체)비리 의혹이 시끄럽다. 이명박(MB) 정부를 어떻게 보는지.

“우리 사회가 민주화 이후 김영삼(YS) 대통령, 김대중(DJ)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거치면서 정치적 민주주의는 완성단계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MB 정부에게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었다면 ‘정치적 민주주의는 이제 어느 정도 이뤄젔으니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이뤄주면 좋겠다’는 거였다. 완전한 민주주의로 갈 기회였다. MB 정권은 그런 측면에서 사회·경제민주화를 완성해야 할 역사적 책무를 안고 태어난 정권이다. 그런데 책임 완성은커녕, 오히려 정치적 민주주의도 한 20년 돌아가게 했지 않나. 그 죄악이 크다. 뻔뻔스레 낯을 들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경남지사 시절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이목을 끌었었는데.

“반대를 하며 낙동강 바닥을 좀 덜 파내게 하고, 불법폐기물을 수거하는 등의 작은 성과들은 있었지만 근본적인 걸 해결하지는 못했다. 보 설치는 못 막지 않았나. MB는 보라고 불렀지만 국제 기준으로 보면 사실 다 댐이다. 낙동강에 있는 건 합천보,함안보 다 댐이다. 당시엔 4대강 사업 이유가 수량 확보 홍수 예방 식수 공급, 일자리 창출, 관광 이런 거였는데 역효과가 더 드러났다. 건설업자 비리, 관리비만 해도 어마어마하지 않나. 엄청난 국고 낭비, 국고 황폐화다. 지금 정부가 돈이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반대를 했다는 기록이 그나마 경남도가 차후에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수는 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한번 정책을 잘못하면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가가 증명됐다.”

-4대강 사업 당시에는 찬성하는 여론도 꽤 많지 않았나.

“찬성을 해도 하지 말아야 할 정책이 있고, 반대를 해도 강행해야 할 정책이 있다. 그래서 국가 수반이 중요한거다. 인천국제공항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당수 언론들도 부정적으로 봤다. 인천에는 1년 365일 중에 150일이 해무(海霧)가 껴서 공항 기능을 못한다, 영종도 사이가 갯벌이라 지반 침하 때문에 국제공항 기능을 못한다, 그랬는데 그 사람들 어디서 반성하나 모르겠다. 지금 와서 인천공항 없는 우리나라를 상상해보라. 지금 아시아 최대급 국제공항이자 허브로 상당히 중요한 위치다. 물류나 한국 대외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 당시 반대가 많았지만 국력이 커 나가는 걸 봤을 때 국제공항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밀어붙인거, 그런 게 리더십 인거다. 4대강은 꼭 그 반대다. 그런걸 보면 MB는 정치적 통찰력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 4대강 사업의 대상으로, 가장 문제가 있는 게 영산강이었다. 영산강을 일단 해 보고 추이를 지켜보면서 차례차례 했어야지, 내가 봤을 땐 잘 해보려고 했다기 보다는 뒤에서 돈 빼먹으려고 임기 내에 억지로 한 것 같다.”

-박근혜 정권은 어떤가.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인사 문제가 제일 크다고 본다. YS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국정을 누가 맡느냐, 어떤 책임자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느냐가 문제다. 그 분야의 가장 전문가가, 혹은 리더십이 있고 국민을 섬기는 마음가짐을 갖는 사람이 적절히 되면 대통령은 걱정을 많이 덜지 않겠나.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혼자서 문화관광체육부 국장, 과장까지 대통령이 인사를 하려면 되겠는가.”

-최근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과 문건 유출 논란이 크게 일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조직법상 장·차관, 국정원, 감사원, 총리실 산하 각종위원회 공식 라인으로 일을 처리하는 게 원칙이다. 정윤회 씨는 대통령과 사적인연으로 국정농단을 했다는 의혹이 돈다. 이런 일이 애당초 있어선 안 된다. 정 씨가 박 대통령의 애인인지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사적으로 박근혜 정권의 최막후 실세 이야기가 나돌고 비서관들을 통해서 환관정치를 하고 있다는 게 소문의 내용인데, 역사 일화 하나가 생각난다. 천 년 전쯤 고려에 천추태후가 남편이 일찍 돌아가서 김치양이라는 애인이 국정을 참여했지 않나. 이런 것이 국정농단 아니냐.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언론에 보도가 나고, 지적을 받아도 박 대통령은 고칠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 같다. 문건 유출은 비본질적인 문젠데,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본질적인 문제를 잡아야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대통령상이 있나.

“전략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이제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 대통령이 되는 순간 국제적 지도자의 한 사람이 된다. 세세한 것까지 전부 보기보다는 국가발전이라는 큰 틀 아래 전략을 짜고, 못 짜는 건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거다. 물론 여기서 인사도 본인이 경제를 잘 알면 경제 맥을 짚어주고, 본인이 경제를 잘 모르면 전두환 대통령이 김재익 수석한테 ‘넌 경제대통령’ 이라고 맡긴 것처럼 하면 된다. 돌이켜 보면 박정희 대통령 때도 어느 정도 인재 활용은 있었는데, 박 대통령에게선 아직까지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 ⓒ시사오늘 박근홍

지금같은 여야 대립, 10년 안에 나라 망할수도

-최근 현행 선거구제가 위헌판결이 나며 개편 논의도 뜨겁다. 본인의 견해는.

“지금 단순다수대표제, 소선거구제는 강한 지역주의를 깔고 있다. 호남은 새정치연합, 영남은 새누리당으로. 정책 선거가 되고 인물을 좀 더 보는 정치문화가 배경이면 괜찮은데, 우리 정치 현실은 철저히 지역성만 보고 있기 때문에 소선거구제가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대안으로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라도 실시해서, 여야가 각각 영호남에서 10석 정도는 나눠가져가야 한다. 지역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거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당선도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제도적으로 영남에서 새정치연합, 호남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배출되는 게 이상적이다. 다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기득권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영남 150석, 새정치연합은 호남 130석, 하늘에서 내린 이런 좋은 자리를 포기하겠는가. 그럼에도 해야 한다. 이런 여야 대립구도로 가면 대한민국은 5년, 10년 안에 망할 수도 있다.”

-개헌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개헌은 하는 게 맞다. 현재의 87년 체제가 출범한 배경을 보면 6월 항쟁, 노동자 대투쟁 등이 있다. 민주화 세력이 얻어낸 가치 있는 헌법체계인 것은 많다. 좋은 조항도 많고. 그러나 27년이 지나지 않았나. 굳이 비유를 하자면 초등학교 때 입은 옷을 고등학교 3학년 때 입는 모양새다. 옷이 아무리 좋아도 맞지 않을 수 있다. 사회·경제·인권적 측면에서 사회가 많이 달라졌다. 통일을 대비한 통일 헌법도 만들어야 하고, 인권 복지 조항도 더 추가해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라든지 시장의 공정성 담보할 수 있는 문제나 우리 흔히 말하는 사법정의 실현 문제도 정비해야 한다. 헌법 개정에 대한 준비도 많이 돼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구시대를 정리하는 막내가 되고 싶지 않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맏형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엔 되지 못했다. MB도 못 했고,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나 문재인 후보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했는데 둘 다 조건이 어려웠다. 박 대통령은 박정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문재인 역시 노무현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제 87년 체제가 박근혜 정부 5년이 더해져서 30년이 된다. 박 대통령이 자꾸 핑계로 개헌 문제 블랙홀 하는데, 그건 대통령 혼자 생각이고 핑계다. 둘 다 동시에 논의 가능하다. 국정은 국정대로, 개헌은 개헌논의 따로 투 트랙으로 갈 수 있다. 역사적으로 박 대통령의 업적이 될 수 있는, 본인에게도 기횐데, 본인이 차버리는 꼴 아닌가.”

-본인의 정치적 소신이나 좌우명은 무엇인가.

“내 좌우명은 ‘불환빈(不患貧) 환불균(患不均)’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인데 백성은 가난한 것에 노하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화낸다는 이야기다. 내가 정치를 통해 구현해보고 싶은 것 여기 있다. 4천만 국민 모두가, 만약 통일이 된다면 8천만 국민이 다 같이 더불어 잘 사는, 즐겁고 정의로운 사회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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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원 2014-12-25 14:36:28
대통령이 되는 그날 까지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