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리사과 후 공개사과? 비상대책위원장 내려놔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집안단속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박 대통령은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국정농단 비선실세' 의혹에 연루돼 '대통령 동생의 사람들'과 '문고리 비서관 3인방'간 '이전투구'가 가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문 위원장은 처와 처남의 거액의 배상금을 둘러싼 법정공방 과정에서, 그가 대한한공에 처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집안단속 문제’를 대처하는 두 사람의 자세도 논란이 된다. 박 대통령은 사과가 없고, 문 위원장은 사과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
사과 없는 박근혜, 연산군 때보다 못한 시대?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며 "역대 정권의 친인척 관리를 보고 박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는 사람이 국정 전횡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동생의 실명까지 거론해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에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그동안 '만만회'를 비롯해서 근거 없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정윤회) 문서 유출을 누가 어떤 의도로 해서 이렇게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속히 밝혀야 한다.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 행위'이자 '적폐'"라며 비선실세 의혹의 초점을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에만 맞추는 듯 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원장은 12월 12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찌라시' 유출로 청와대에 파견됐던 사정기관원 20여명이 축출된 데 이어 이번에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을 범죄 집단으로 몬다면 사간원을 아예 폐지하고 사헌부를 축소한 연산군과 무엇이 다르랴"라며 "포악한 연산군에 견준다면 박 대통령은 스스로 억울할 것이다. 그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정을 쇄신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이유는 우리가 그래도 연산군 때보다 나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믿음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최근 KBS라디오에 출연, "박지만 회장의 누나가 대통령이 아닌가. 진실을 밝히는 데 협력을 해야 된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들 김현철 씨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특임검사에게 맡기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3일 만에 공개사과 문희상, "당 대변인이 개인 대변인인가"
문희상 위원장은 지난 1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처남 취업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나 때문에 처남이 특혜를 입었다면 내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집안 다툼이 낱낱이 드러나서 정말 부끄럽고, 아주 참담한 심정이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문제는 이날 사과에 앞서 같은 당 소속 김성수 대변인의 입을 빌려 '대리사과'를 했다는 것.
김 대변인은 16일 "이유를 막론하고 가족의 송사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대단히 부끄럽다"며 "2004년 처남이 문 위원장의 지인과 함께 대한항공을 방문해 납품계약을 부탁했는데, 대한항공이 이를 거절하면서 취직자리를 알아봐 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라고 문 위원장의 말을 대신 전한 바 있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22일 YTN<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당의 공식일정과 관계없는 개인적 문제는 개인이 나와서 사과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당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공사가 명확하지 않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까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새누리당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박사는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면 '난 특혜를 안 입었다고 보는데, 국민들은 다르게 느끼는구나' 제일 먼저 그걸 느껴야 하는데, 자신의 입장도 모르고 이야기하면 국민들은 속이 터진다"며 "비대위원장 자리를 빨리 내놓는 것이 정답"이라고 거듭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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