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가계·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품고 있는 향후 1년 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6%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다.
2년 넘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머무는데다 통상 변화가 거의 없는 기대인플레이션율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절대적 수치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데 있다.
올해 3월 2.8%였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월 2.9%로 소폭 상승한 뒤 5~9월까지 다섯 달 연속 2.8%를 기록했다. 10월과 11월은 이보다 0.1%포인트 떨어진 2.7%에 머무르다 12월에는 2.6%를 찍어 연일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그 내림세는 더 뚜렷하다. 기대인플레이션 평균 추이는 △2011년 4.0% △2012년 3.7% △2013년 3.0%로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는 2.75%로 내려갔다.
이 같은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고, 물가 하락을 예상한 소비자들은 소비를 미루고, 매출이 줄어든 기업은 고용 및 투자 등을 꺼리게 되는 등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 자칫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동시에 11월 기준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전년 동월대비 1.6% 오르는 데 그쳤다. 근원인플레이션은 계절적·국제적 요인 등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해 중장기적 물가기조를 보여준다.
이는 곧 국내 소비자물가가 장기간 1%대를 유지하고 있는 데에는 농산물 가격과 유가 안정 등 공급 측 원인뿐 아니라 전반적인 내수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2012년 말부터 1%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여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 범위(2.5∼3.5%)를 오랜 기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1.0%를 기록해 0%대 진입도 멀지 않았다는 평이 나온다.
이에 관계 전문가는 "201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담배세 인상 효과를 제외할 경우 0%대에 머물 전망"이라며 "저물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