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새누리당, 청년부처 생기면 대박날 것…젊은 세대 대변하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 2012년 대선 때 보여줬던 혁신 실현해야”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인 남·원·정, 존경스러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2014년 6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7월 14일에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이었다. 구름같은 취재진이 몰렸다. 출마 선언하는 의원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선수가 높은 중진 의원이 아니었다. 인지도가 높은 인기 국회의원도 아니었다. 새누리당 청년 비례대표인 김상민 의원이었다.
2012년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김 의원은 ‘청년 비례대표’라는 이름을 달고 원내에 입성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자 중 ‘최연소’로 화제를 모았다. 초선인 김 의원은 7선의 서청원 최고위원, 6선의 이인제 최고위원, 5선의 김무성 대표 등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의미있는 도전’으로 평가받는다. 당내 ‘소장파’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계기였다. 김 의원은 당시 어떤 생각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하게 됐을까. <시사오늘>은 지난 11일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 1015호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최연소 출마자였다.
“전당대회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당은 특정 지역이나 계층, 세력을 대변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집권 여당은 청년에서 노년, 호남에서 영남까지 전지역과 전계층을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 전당대회에선 45세 이하를 대변하는 사람이 없었다. 액세서리 붙이는 형식으로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하겠다’ 언급한 정도였다. 진정성있게 다가간 사람은 없었다.
같이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무성 대표나 서청원 최고위원, 이인제 최고위원 등은 큰 정치 관록을 가지고 있다. 연배가 있으시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와 닿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워주고 싶었다.
내가 새누리당에 들어올 때 청년 비례대표였다. 청년 비례대표는 단지 나이가 젊다고 붙여지는 이름이 아니다. 청년그룹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청년 비례대표라고 생각한다. 나는 비례대표로서 맡은 바 임무를 다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출마선언하면서 새누리당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당대회 전 6·4 지방선거가 열렸다. 새누리당은 당시 국민에게 ‘눈물을 닦아달라’고 외쳤다.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달라고 했다. 우리 편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럼 국민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인 아닌가. 국민은 누구를 믿어야 하느냐. 그런 문제를 지적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당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비판 섞인 말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그 당시만 해도 세월호 참사, 문창극 후보자 문제 등으로 논란이었다. 당시 연설에서 박근혜 정부 1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인사 시스템이다. 국민에게 인정받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주요 위치에 들어가서 있어야 사회적 동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통제가능하고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은 사람들을 고용하니까 엇박자가 생겼다. 이런 부분을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2기도 이렇게 가다간 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본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 의견에 관심이 많다. 내가 청년 정책을 내세울 때도 획기적으로 받아들였던 사람이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을 믿고 모든 것을 위임하는 스타일이다. 다만 자신이 믿는 사람에 대한 인적 풀이 조금 더 넓어져야 한다. 폐쇄적인 풀의 한계점에서 나오는 오류들이 벌어지고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대박이 터지지만 아니면 실패한다. 소통의 범위도 넓혀야 한다. 정치인일 땐 쉬웠을 테지만, 대통령이기 때문에 쉽진 않을 것이다.”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주변 보좌진들이 잘해야 된다.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대통령과 국민의 사이를 멀게 했다. 내가 만난 박근혜 대통령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주변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호가호위하는 그룹이 있다. 그 그룹을 바꿔야 한다.”
-그 그룹을 구체적으로 지칭하자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다. 현재까지 나온 현상으로 봤을 때 박근혜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문제로 1기도 사실상 실패했다고 인정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를 기록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실망한 국민들이 많았다고 본다. 지지율을 올리기 쉽지 않다. 이제 집권 3년 차라면 국민들 손에 잡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없다. 국민들은 4년차 되면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을 안다.
박근혜정부에게 현재가 ‘골든 타임(Golden time)’이다.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경제가 활성화 돼는 방법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선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골든 타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런 바람이 있기 때문에 개혁 성향이 강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선출 된 것으로 본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당-정-청 관계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에서 말하는 경제민주화와 다른가.
“경제 민주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새정치연합에서 주장하는 경제민주화는 보통 대기업 때리기, 환수 이런 식이 너무 많다. 그것만 가지고는 건강한 경제 질서가 확립되지 않는다.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경제 질서의 개편이다. 지금까지 공정하지 않은 경제 질서를 개편하자는 것이다.”
-금산분리법(金産分離法)을 발의했다.
“금산분리법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법이다. 예전에는 증권회사, 생명회사가 은행을 소유하지 못했다. ‘은산분리’가 확실하게 됐다. 지금은 생명 보험회사가 웬만한 은행보다 더 커졌다. 제2금융권을 대기업들이 많이 가졌다. 그 돈으로 계열사 만들고, 사기 어음 발행해서 국민 피해 만들었다. 대기업들이 너무 많은 ‘독점’을 한다. 이런 독점을 하니까 ‘갑질’을 하는 것이다. 독점 그룹이 ‘갑’이고 비 독점 그룹이 ‘을’로 표현한다.”
-경제민주화가 근혜노믹스에서 초이노믹스로 갔다.
“화룡점정이다. 정부는 2012년 박근혜 캠프가 생각했던 경제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
김상민, 청년을 대변하다
김상민 의원은 새누리당이 청년의 이야기를 대변해야 발전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프로그램으로 비유했다.
“요즘 TV 뭐 보시나. tvn <삼시세끼>가 시청률 10% 넘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Jtbc의 <비정상회담>이나 <마녀사냥>이 인기다. 지상파 3사 요즘 어떤가. 점잖고 조용하다. 왜 종편이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많느냐. 1960~70년생 젊은 PD들이 지상파에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케이블로 가서 마음껏 하기 때문이다. <삼시세끼>를 예로 들어보자. 아이템이 그냥 ‘밥 하는 것’이다. 지상파에서 이 아이템 내놓으면 받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종편에 가서 흥행했다. 당도 마찬가지다. ‘청년 새누리당’ 만들면 대박 터진다.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아이템을 짜고, 시행하면 정치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다. 지난 대선 때도 ‘빨간 파티’, ‘빨간 운동화’ 반응 좋았다. 박근혜 대통령 싫어했던 사람도 빨간 운동화 하면서 좋아졌다고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근간한 사람들을 모아야 청년부처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는 말인가.
“나이가 젊다고 혁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맡겨버리면 ‘코스프레’가 되기 쉽다.”
-구체적으로 청년부처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보는지.
“교회에서도 장년층과 청년층이 따로 있듯이 당도 마찬가지다. 청년들에게 장년층 예배드리는 곳 가라고 하면 재미없어한다. 자기네들끼리 생각하면서 혁신적인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새누리당도 그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당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청년부처가 필요하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있다. 그것 외에도 ‘청년부 장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 부처에도 청년부 상임위원회가 있어 청년들을 대변하는 사람들을 꾸려야 한다.
청년들이 많아져야 차기 총선, 대선을 앞두고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공론화하면서 토론회도 하고 싶다.”
-새정치연합과도 청년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나.
“새정치연합도 나의 정책에 대해 많이 공감한다. (웃으며) 나한테 자꾸 새정치연합으로 오라고 한다.”
-사회운동을 하기도 했다. 왜 새누리당으로 갔나.
“사회운동 했다면 야당 쪽 가고, 그렇지 않으면 새누리당으로 입당한다는 것은 예전 정치 프레임 사고다. 진영논리가 아니라 청년문제, 세대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관점에서 봤다. 청년 문제를 어느 당이 더 잘 풀 것인지를 생각했다. 그 당시 새누리당이 합리적인 대안을 받아들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청년 문제를 해결할 집단을 캐스팅했다. 내가 청년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빨간운동화, 빨간파티 등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선거 운동을 했다. 청년층에서 8%정도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 정책을 잘 시행하고 있다고 보는가.
“공약을 지킨 부분이 있다. 반값등록금 공약이다. 2015년 국가장학금 총액은 3조 6000억 원이고, 정부재원장학금 총액은 3조9000억 원이다. 공약은 4조원이다. 비슷하게 가고 있다. 집단적인 등록금 투쟁도 대학가에서 사라졌다. 이런 부분은 칭찬해줘야 한다. 그런데 언론은 이런 부분을 잘 안 다뤄 주는 것 같다.”
-김 의원이 따로 장학금 지원도 한다고 들었다.
“100명 정도에게 장학금 지원을 했다.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등록금 낼 돈이 없어서 학교 자퇴하고, 돈을 벌기 위해 마음을 팔고 영혼을 파는 친구들도 봤다.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생들의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나의 도움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기부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변해야 된다는 생각 퍼져”
-당 이야기를 해보자. 얼마 전 유승민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어떤 의미인가.
“유승민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언론에선 청와대와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국민들은 청와대와 당이 어떻게 싸우는 지 관심 없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청의 세력 싸움, 이런 것은 의미 없다고 본다.”
-당에선 왜 유승민 원내대표가 선출됐다고 보나.
“‘(당 지도부)하던 그룹이 아닌, 다른 그룹이 해야지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비박계’라고 부른다.
“우리 당에서 ‘비박계’가 어디 있느냐. 대통령을 사랑하지 않고 존경하지 않는 사람 있느냐. 없다. 모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모두가 친박계다. 김무성 대표도 친박계다.”
-그러나 계파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정확하게 비박계는 없고 친박계에서 분열됐다. ‘자칭 친박 세력’들이 권한과 기회 등 여러 가지 사안을 독점했다. 독점까지 좋다. 그것을 잘 사용하지 못했다. 그 그룹의 실책으로 친박이 무너지고 분열됐다. 비박계가 공격해서 친박계가 무너졌다고 보지 않는다. 비박계 때문에 친박이라 불리는 세력이 무너졌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친박이라 불리는 세력이 무너진 이유는 스스로 친박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호가호위했기 때문이다. 그 그룹이 친박을 분열시켰다.”
-지금 내각에 있는 세력을 언급한 것인가.
“그렇다. 김무성 대표가 당선된 이유를 생각해보자. 국회의장도 마찬가지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왜 탄생했나. 잘 하는 것에 대해 변화를 생각하나.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바꿔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새누리당 내부에서 퍼졌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국민이 다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선 김상민, ‘소장파’를 말하다
-초선 의원이다. 새누리당에서 초선 의원이라고 하면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트리오가 유명하다. 요즘은 그런 소장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원·정 선배들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 선배들을 존경한다. 나는 총학생회장 출신에 NGO 등 사회운동을 했다. 튀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과 함께 하면 좋지 않으냐 이야기도 많이 듣는데 그게 쉽지 않다.
전당대회 할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당대회 할 때 나의 목소리는 당에서 꼭 필요한 것이었다. 지금 현재 상태를 예견했다. 안될 때 빨리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힘이 있었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재선 생각은 없나.
“재선을 하기 위해 정치를 하지 않는다. 내가 재선에 도전할지, 말지는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 재선 자체를 염두에 두면 도구가 된다. 왜 정치를 하는지, 무엇을 위해서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정치 공학적으로만 움직이고 싶지 않다.”
-수원갑 당협위원장에 지원했다.
“수원에서 초, 중, 고, 대학교까지 나왔다. 심지어 군대도 수원에서 지냈다. 이정도면 수원에서 정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배를 마셨다.
“이번 당협위원장은 공천과도 상관없다고 본다. 지금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수원갑 지역구가 벌써부터 화제다. 차기 총선에서 비박 대 친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종희 당협위원장이 친박이고 김 의원을 비박계로 분류한다.
“정확히 말하면 박 위원장은 ‘친서’(친 서청원)다. 나도 친박이다. 비박계 아니다.”
-김무성 대표와 친해 비박계로 분류하는 듯하다.
“(웃으며)박 위원장보다 내가 서청원 최고위원과 덜 친해서 그런 이야기가 도는 것 같다. 언론에서 대결 구도를 만들어야 하니까 나를 김무성 대표 쪽으로 분류한 것 같다.”
-김무성 대표가 결혼식 와서 ‘김상민 의원의 품질은 내가 보증한다’고 말했다.
“축사와서 덕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모두 훌륭하신 새누리당의 지도자들이다. 큰 선배들이다. 나는 후배로서 정치적 과정을 배우고 얻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웃으며)이런 계파 싸움 이야기가 안 나오도록 서청원 최고위원과도 더 친해져야겠다.”
-마지막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사람 살리는 정치를 하고 싶다. 억울한 국민이 많다. 국민들은 이 억울함을 스스로 풀 수 없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 그래서 정치인을 뽑는 것이다. 억울한 사람이 사라지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내가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하나의 벽돌이 되고 싶다. 또 공정한 기회를 주고 싶다. 나에게도 기회가 오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