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문형표·황교안,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살펴보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김영란법'이 드디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법 적용 범위에 포함된 언론인들은 벌써부터 권리 아닌 잘못된 '몽니'를 부리고 있습니다. 주요 언론사들은 위헌 시비를 걸어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피력하는가 하면, 일부 언론에서는 자영업자들과 골프업계 등 이른바 '접대 업종'이 울상을 짓고 있다며 김영란법이 경제활성화에 저해가 된다는 억지 논리까지 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봉' 기자로서 김영란법은 분명 제 목구멍에 거미줄 치게 만드는 '법' 입니다. 아우성치는 언론인들의 입장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접대 문화가 바뀌어야 될 때가 됐습니다. 흐름에 맞게 취재 방법론도 개편돼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각부 장관님들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함께 들여다봅시다. 소위 '판공비'라 불렸던 업무추진비란 단체장이 기관을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면서(공무) 사용하는 비용을 말하는데요, 물론 업무추진비는 김영란법에는 적용받지 않는 공적인 예산입니다만 장관님들이 어떨 때 언론인에게 '밥 한 끼' 사주시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있어 여러분들에게 소개합니다(참고로 제주도에서는 김영란법 일부 조항을 선도적으로 적용하는 '제주도 간부공무원 청렴 행위기준'을 시행한다고 하는데요, '업무추진비의 개인적 용도 사용 금지'라는 항목이 그 기준 중 하나로 제시됐다고 합니다).
장관님은 급할 때만 기자 찾나요?
집행내역을 보니 장관님들께서는 본인 급할 때만 기자를 찾는 모양새를 보이고 계십니다.
재정경제부 홈페이지에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출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이 공개돼 있습니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11월부터 MB(이명박 전 대통령)정권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곤혹을 치렀는데요, 그는 2014년 10월만 해도 단 2차례(집행금액: 70만 원)에 불과했던 '언론사 간담회' 횟수를 11월에는 3차례(129만 원)로 늘리더니, 12월에는 무려 8차례(306만 원)의 '언론사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지난해 12월은 자원외교 비리를 두고 야당의 무차별 공세가 이어졌을 때입니다. 당시 최 부총리는 긴급현안질문 명목으로 국회에 불려가 진땀 꽤나 흘렸었죠.
다음은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언론사 간담회', '출입기자단 간담회' 명목으로 121만 원을 긁었습니다. 당시 문 장관은 '진주의료원' 사태로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으로부터 강한 사퇴 압력을 받았었죠. 그는 장관 취임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업 폐업 요구를 승인함으로써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문 장관은 11월에 48만 원을, 10월에는 76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지출했습니다.
법무부는 월별이 아닌 분기별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했습니다. 기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2014년 3분기와 2014년 4분기 내역을 들여다봤는데요, 3분기 동안 단 2차례
기자는 오늘(4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에게 점심을 얻어먹었습니다. 돌솥밥 한 그릇이었으니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십쇼. 그가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미국에서는 간담회나 세미나에서 주전부리나 음료 따위에 들어가는 비용은 주최 측에서 제공해도 참석자들이 자신의 식비를 직접 가져오더라. 김영란법이 지금은 논란이 많지만, 앞으로 보완할 점도 많겠지만, 결국 우리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나아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결코 축소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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