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제의 늪' 빠진 롯데월드몰…'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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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제의 늪' 빠진 롯데월드몰…'썰렁'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3.14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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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부족, 주변 식당가 한산…영화관·아쿠아리움 재개장 ‘살길’
입점주 분위기 ‘냉랭’…롯데 측, “미안한 마음 커, 입점업체 눈치 볼 수밖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화려한 쇼핑몰의 행보를 기대했던 롯데월드몰(이하 ‘롯데몰’), 그동안 수차례 잦은 사고발생으로 시민들을 불안감에 떨게 했던 롯데월드몰이 개장한지 100여 일이 지났다.

롯데몰의 오픈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다. 오픈 대기 10분 전, 여느 쇼핑몰과 다름없이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인 롯데몰. 하지만 이른 시간대라 그런지 12일 기자가 방문한 롯데월드몰의 내부 기운은 차가웠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분위기였다. 다소 불안했던 조기개장을 시작으로 잦은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발길을 멈춘 시민들의 우려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문화공간 잇따른 영업정지, 시민 발길 ‘뚝’…연이은 매장 철수 ‘우려’

지난해 롯데월드몰 내 아쿠아리움에서는 누수가 발생했고 롯데시네마에서는 바닥에서 진동이 느껴져 관람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현재 아쿠아리움과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12월 영업을 중단한 상태. 

굳게 닫힌 아쿠아리움과 롯데시네마는 시민들이 가장 많이 즐겨 찾는 문화생활의 공간이다. 대형 스크린에 화려한 조명만이 비추고 있는 아쿠아리움 주변은 한적하기만 했다. 이처럼 문화시설이 연달아 영업을 중단하면서 주변 식당가의 피해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뿐 만이 아니었다. 롯데몰 내 철수하는 매장도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

실제로 롯데몰에 따르면 지난 2월 하루 평균 방문객과 주차장 이용차량은 각각 5만7000명, 530대 정도로 지난해 10월 개장 직후와 비교해 30~40% 급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당초 6000여 명이던 롯데몰 내 근무 인원도 1000명가량 준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관 에비뉴엘(Avenuel)의 1월 매출도 개장 초기보다 20% 이상 줄었고,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매출도 30% 이상 감소했다.

안타까운 점은 아쿠아리움과 롯데시네마를 쉽게 재오픈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부분을 롯데측만의 허가로 재오픈할 수 없을뿐더러, 이미 롯데몰에 대해 안전 불감증을 떠안게 된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에 역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오픈시간이 꽤 지난 후에도 일반 매장들에 손님이 몰리는 현상을 구경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이 할인매장을 찾았다.

아동매장에서 만난 주부 강현수(34) 씨는 “집이랑 가까우니까 가끔 나와 세일하는 매장에서 아이들 옷을 사곤 한다” 면서도 “쇼핑몰 내에 활성화된 문화시설이 없으니까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거나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면세점이 위치해 있는 에비뉴엘(Avenuel)관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점심이 지난 오후시간. 7층과 8층에선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매장 내 한 업주는 “단체관광의 요우커들이 계속 면세점으로 유입된다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라면서도 “국내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입점업체간 분위기 ‘냉랭’…롯데 측, 입점업체 눈치 보기 식

이처럼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자 롯데물산은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객유치에 앞서 한 가지 염려스러운 사실은 입점업체들의 고충이었다.

이에 롯데물산은 입점업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를 대상으로 개장 이후 지금까지 5개월 치 임대료 등 수수료를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롯데 측은 수수료 감면 인하 규모가 100억 원 이상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측은 지난 6일 롯데몰 개장 100일을 맞이해 100일 기념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진행했지만 분위기는 여전했다고 전했다. 여러 가지 입점업체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방문객 급감으로 영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입점업체들을 위해 롯데측이 내린 특단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입점업체 측은 이마저도 달갑지 않는 듯 보였다.

매장 내 모 업체 주인은 “임대료 인하로는 손님이 없어 장사를 할 수 없는 거에 대한 해결이 될 수 없다” 며 “안전문제가 잠잠해진 상황에도 어려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롯데물산의 관계자는 “안전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어떤 홍보로도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며 “눈가리고 아웅식의 해결책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고 나면 고객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른 오전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머문 결과, 시민들이 생각하는 안전에 대한 우려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방이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안전문제 논란 때문에 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굳이 롯데월드몰을 찾으려 하지 않는것 같다”며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고 호소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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