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경제 민주화의 핵심인 재벌 개혁의 일환으로 대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은 더 이상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20회 동반성장포럼에서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30%의 투자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높은 투자율에도 3%도 안되는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질문해야할 때라며 대기업의 투자를 늘리는 과거 방식으로는 경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국내외 경제질서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낙수효과의 부활은 커녕 재벌들만의 고립된 성장조차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현대자동차·LG·SK그룹과 이들로부터 계열 분리된 친족그룹 등 범4대 재벌그룹은 재무구조가 괜찮지만 나머지 재벌 그룹들은 둘 중 하나가 부채비율 200% 이상,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이 2~3년 간 지속되는 부실 상태에 있다.
김 교수는 낙수효과 모델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모델을 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상인과 소상공인이 건실하게 성장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서는 양극화 심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모든 문제를 복지제도가 짊어질 수는 없다는 것.
김 교수는 대안으로 '소득주도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기업 소득을 임금·배당·투자 등의 형태로 지출하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소득분배 격차, 경제력 집중 문제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유발되지 않도록 대중소기업간 거래관계를 통해 중소하도급 기업의 경영성과 개선에 이바지하고 소속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에 지출되는 비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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