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한국 증시가 워밍업을 마치고 상승세를 이어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코스닥 지수는 장중 700선을 돌파해 704.29를 찍었다. 2008년 1월 10일 장중 고점 713.36을 기록한 이후 7년 3개월만의 돌파다.
코스피 지수 역시 올 초부터 시작된 랠리가 이어지며 52주 최고점을 갱신, 지난 14일 3년 8개월 만에 2100을 넘었다.
이날 장 초반 하향세를 보여 조정 국면을 보이는가 싶었으나 오후 들어 다시 상승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증권시장에는 상승신호가 꾸준히 포착돼왔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내리기 직전인 7월말 부터 지난달 말까지 자산운용사와 증시 투자자예탁금에는 총 54조9000억 원의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다.
1%대 예금금리가 나타나자 갈 곳 잃은 유동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 펀드로 유입된 것. 두 펀드의 잔액은 이 기간 22.7%(14조2000억 원)와 27.1%(21조6000억 원) 증가했다.
예비 투자자금으로 볼 수 있는 예탁금도 8개월 동안 잔액이 2조7000억 원(17.4%) 늘었다. 특히 3월 증시에 불이 붙으면서 한 달 만에 1조6000억 원이 유입됐다. 또 다른 신호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와 한국 거래소, 와이즈에프엔 등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은 주요 상장사 164곳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2분기부터는 반전해 5.46%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증가율이 23.48%, 22.78%로 가파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양해정 이베스트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아직 부진하기 때문에 매출 증가는 더디지만 기업들이 구조조정이나 비용 절감을 통해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승세를 타고 유입되는 외국인 매수세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2조9560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2100에 근접한 지난해 7월의 3조5810억 원 이후 최대치다. 특히 최근 8거래일 간 외국인은 1조9528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코스피는 미국은 물론 신흥국과 비교해서도 상대적인 가격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는 유동성 뿐만 아니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되는 장"이라며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2분기와 3분기 실적에 기반한 추가상승 기대감을 가져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는 지난 2011년 5월 2일에 세운 2228.96이다.
하지만 급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전략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단기적 흥분은 경계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상보다 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일부에서는 본격적인 강세장이 온게 아니냐는 질문도 한다"며 "그러나 한국 증시는 너무 빨리 올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IBK투자증권도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정현 연구원은 "연초 이후 수급으로 보면 외국인은 코스닥에 큰 관심이 없고 기관은 1분기 실적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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