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매 먼저 맞고 '승승장구'…李, 정치 인생 사실상 끝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23일 대법원이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상고를 기각함에 따라, 노무현의 최측근 안희정·이광재의 엇갈린 운명에 다시금 이목이 쏠린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친노(친노무현)계 안에서 문재인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피선거권 10년 제한이라는 깊은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안희정 지사와 이광재 전 지사는 '바보' 노무현을 청와대에 입성시킨 주역으로 노무현의 전략통이자 정치자금 공급책이었다. 이들은 당시 '좌희정 우광재'라 불릴 정도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쌓았다. 노무현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동안, 안 지사와 이 전 지사는 어두운 정계 뒷골목에서 갖은 고생을 다해 참여정부를 탄생시켰다. MB(이명박 전 대통령)마저 '왜 우리에게는 안희정·이광재 같은 사람이 없느냐'고 언급할 정도였다.
최근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성완종 파문'에서 알 수 있듯, 한 정권이 탄생하는 데에는 수많은 불법정치자금이 오고 가기 마련이다. 노무현 정권도 그랬다. 안 지사와 이 전 지사는 참여정부 탄생을 위해 불가피하게 더러운 역할을 맡았다. 두 사람은 노무현 캠프 대선자금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감옥신세를 져야 했다.
여기서 그들의 운명이 엇갈렸다.
안희정 지사는 매를 먼저 맞으면서 '승승장구' 했다. 안 지사는 지난 2004년 불법대선자금 사건과 '나라종금'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해당 판결로 인해 피선거권이 5년간 제한됐지만,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8·15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 복권됐다.
그 후 안 지사는 민주당 최고위원을 거쳐 지난 2010년 충남지사에 당선, 2014년에는 연임에 성공하면서 친노계 안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대항마로 떠오를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이광재 전 지사는 매를 뒤늦게 맞는 통에 정치인 생명이 사실상 끝난 처지에 놓였다. 이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이명박 정권의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 2011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고 강원도지사직을 박탈당했다.
이 전 지사는 해당 판결로 인해 10년간 피선거권 제한이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오늘(23일) 대법원은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이 전 도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해 8월 <주간 경향>과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현재 닫힌 방 안에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사면해주기 전에는 방에서 나갈 수 없다. 안희정 지사는 박원순 시장, 원희룡 지사 등과 함께 한국 정치를 이끌어갈 것이다. 이들이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좌우명 : 隨緣無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