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대권주자 김무성·문재인, '호남총리론'…"호남이 봉이냐"
스크롤 이동 상태바
영남 대권주자 김무성·문재인, '호남총리론'…"호남이 봉이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4.27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완종 파문으로 충청대망론 잠재우고, '호남 견제'할 차례?
"호남 총리? '영남패권론' 불만 없애기 위한 일종의 '당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시스

여야 당대표들의 '호남총리론' 주장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부산)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경남 거제) 모두 영남을 대표하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여서 그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호남 정계에서는 국무총리가 사실상 아무 권한 없는 명예직임을 들어 "영남이 다 해먹으려 한다. 우리가 봉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3일 4·29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광주 서구을 지역 유세 현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탁한다. 이완구 총리가 경질되면 전라도 사람을 한번 총리 시켜 달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올해 초 열린 2·8전당대회 과정 중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호남 사람이 총리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김 대표는 다가오는 재보선을 앞두고 광주 표심을 얻기 위해, 문 대표는 당내 호남 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각기 '호남총리론'을 거론한 것이나, 최근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파문'으로 낙마해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에서 여야 당대표들이 한 목소리로 '호남총리론'을 언급했다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공교롭게도 두 당대표는 모두 영남권을 대표하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대표와 문 대표의 '호남총리론' 발언 배경에는 대권을 겨냥한 큰 밑그림이 깔려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영남 사람이 아니면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는 '영남패권론'에 대한 불만이 '충청대망론' 등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마당에 과거 DJ(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호남 바람'까지 일면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된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7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국무총리는 호남에게 주는 일종의 '당근'과도 같은 것"이라며 "영남 정계를 대표하는 두 당대표 입장에서는 '충청대망론'"이 성완종 파문으로 잠잠해졌으니 이제는 호남을 견제할 차례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호남 정계는 "우리가 봉이냐"는 불만을 제기한다. 우리나라에서 국무총리는 사실상 아무 권한이 없는 명예직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서는 총리직을 '독이 든 성배', '대권 주자의 무덤'이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이해찬 전 총리, 정운찬 전 총리 그리고 이완구 총리 등이 모두 이런저런 논란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대권 주자에서 멀어진 바 있다.

한 호남 정계 핵심 인사는 지난 주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무총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대통령이 실정하면 총리가 책임지는 일이 매 정권마다 일어나고 있지 않느냐"며 "김무성, 문재인 모두 영남 사람이다. 결국 영남이 다 해먹으려 하는 거다. 우리가 봉이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