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허점 많아 통과 안 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보직 사장 등 삼성가 삼남매가 보유한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 주식 '보호예수 기한'이 오는 13일 만료된다. 삼남매가 갖고 있는 지분은 총 2조7000억 원에 이른다. 재계에서는 이들이 경영권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만간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게 중론이다.
'이학수법(특정재산범죄수익등의환수및피해구제에관한법률안)'은 지난 2월 17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등 삼성가 삼남매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에 대한 천문학적인 시세차익을 국고로 환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들 삼남매는 1999년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 등과 함께 삼성SDS BW(신인수권부사채)를 헐값으로 넘겨받았다. 대법원은 해당 행위를 불법 경영권 승계라고 판단했고, 지난 2009년 이건희 회장, 이학수 전 부회장, 김인주 사장에게 징역형과 집행유예 등을 선고했다.
'이학수법'에 따르면 삼성가 삼남매의 삼성SDS 지분은 모두 불법행위에 따른 범죄수익으로 규정되며, 모두 국고 환수 대상이 된다.
보호예수 기한 해제와 '이학수법'은 무관하다. '보유' 상태에 있든, '처분'을 하든 환수가 가능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가 삼남매가 보유 지분을 매각 또는 타 계열사 주식과 맞바꾸기를 한다면 환수 과정이 복잡해져 절차적으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계의 반응이다.
현재 '이학수법'은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성완종 리스트 등 굵직한 현안으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있는 상황이다. 국회에 제출된 지 3개월이 다 돼 가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된 바 없다.
박영선 의원실은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5월 국회에서는 모르겠지만, 6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논의가 진행되게 할 것"이라며 국회 통과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 측은 '이학수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사부재리 원칙', '소급입법' 등 법리적인 문제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치권 일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허점이 많기 때문에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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