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금융권이 빅3에서 ‘빅4’ 체계로 재편되고 있다. 기준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체로 상위 4개사가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쏠림현상은 갈수록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전통적으로 빅3 체제를 유지해왔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상업은행·한일은행·평화은행이 합병한 우리은행과 동화은행·충북은행·강원은행·조흥은행과 합친 신한은행, 국책은행으로 출발해 대동은행·한국주택은행을 합병한 국민은행이 대표적이다.
국민 우리 신한 고전적 빅3, 하나 끼어들며 빅 4
외환 인수한 하나은행 단순 계산으로는 업계 1위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의 연결재무상태표(자산)기준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은 KB국민은행이다. 2014년 말 기준 275조4455억 원의 자산을 쌓아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통적인 강호로 2011년 259조, 2012년 261조, 2013년 265조 등 수 년째 자산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우리은행이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의 2014년 자산총계는 270조15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역시 매년 큰 폭의 외형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2013년 말(250조 원)보다 20조 원이나 늘어났다.
마지막 빅3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255조6339억 원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역시 2011년 232조, 2012년 237조, 2013년 238조 등 매년 꾸준히 성장했다.
빅3는 최근까지 유지돼왔다. 그러던 지난 2012년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빅4 체제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개별로 봤을 때 자산규모는 2014년 말 기준 각각 172조4526억 원, 112조3396억 원으로 빅4라 부르기 애매하다. 하지만 외형적인 수치를 단순 합산해보면 총 284조7922억 원이 돼 기존 빅3를 압도한다.
이들 은행의 자산은 일반은행 총자산의 80.42%나 된다. 이는 2011년 79.40%, 2012년 79.70%, 2013년 80.10% 등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농협,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포함하더라도 50.95%를 차지해 절반을 상회했다.
빅4 은행(하나·외환 합산)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4조9193억 원으로 일반은행 전체(5조7661억 원)의 85.31%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1조4552억 원을 올렸고, 다음으로 우리은행 1조2139억 원, 국민은행 1조29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8561억 원, 외환은행 3651억 원 수익을 올려 합산하면 총 1조2212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이 빅3 대신 빅4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명보험업계 변수 NH농협생명
출범 3년 만에 보험료 수입 2위
이런 체제 변화는 보험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는 NH농협생명보험의 자산이 50조 원을 돌파하면서 빅4 시대를 열었다.
같은 시점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총자산 211조 원, 한화생명 약 91조 원, 교보생명 약 80조 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산 전체 기준)
2014년 말 기준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211조2040억 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010년 말 144조7848억 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무려 45.87%(66조4192억 원)나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자산 기준 지난해 말 생보업계 전체에서 31.90%를 차지하기도 했다.
2위 한화생명의 경우 2010년부터 4년간 45.94%(62조→91조) 성장했다. 그 성장세는 매년 가속돼 2011년에는 전년보다 자산이 5조 늘었고, 12년에는 7조, 13년 8조, 14년 9조 원 증가했다.
교보생명도 외형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2011년 60조, 2012년 67조, 2013년 73조, 2014년 80조 원으로 총자산이 확대됐다.
농협생명은 2012년 출범한 신생회사다. 그러나 전국 농협과 축협을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해 출범한 첫해 자산이 42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3년 47조, 2014년 51조 원을 기록했다.
2012년~2014년 기간 삼성생명 18.61%, 교보생명 18.12%, 한화생명 22.38%보다 높은 22.43%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들 빅4는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신한생명, ING생명 등 중위권 생보사와 자산 격차가 수십조 원에 달한다.
자산규모뿐만 아니라 매출이라 할 수 있는 보험료 수입에서도 빅4 현상은 뚜렷이 나타났다.
국내외 생명보험사의 2014년 총 보험료 수입은 78조822억 원. 이 중 빅4 생보사가 44조9317억 원을 거둬들여 전체의 57.54%를 차지했다. 특히 초회보험료의 경우 농협생명이 삼성생명마저 압도하는 수준을 보여 빅4 점유율은 전체의 82.15%까지 치솟았다.
전체 보험료 수입 기준 생명보험사별 점유율은 삼성생명 22.29%, 농협생명 13.18%, 한화생명 11.72%, 교보생명 10.34%다.
전통의 빅4 구도 손보업계
사실상 1강 3중 체제
손보는 전통적으로 빅4 구도였다.
삼성화재는 꾸준히 2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1위 랠리를 이어갔다. 그 뒤를 15%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이 자리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13년 15.74%에서 2014년 16.1%로 상승한 반면, 동부화재는 2013년 15.5%에서 15.3%로, LIG손해보험은 14.05%에서 14%로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손보사 빅4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삼성화재가 7966억 원으로 멀찌감치 앞장선 가운데 동부화재 4003억 원, 현대해상 2333억 원, LIG손해보험 1387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LIG손보는 지난해 KB금융그룹의 인수가 결정됐지만 KB금융 내부 문제로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져 제대로 사업을 벌이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인수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실적도 타 사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 1분기 삼성화재는 914억 원, 동부화재 290억 원, 현대해상 205억 원, LIG손보 20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KB카드 분사로 빅4 만들어졌지만
점유율 하락하며 업계 경쟁 심화
카드업계는 국민카드가 분사한 2011년 이후 빅4 체제를 완성했다. 그러나 다른 업계와 달리 빅4 점유율이 낮아지며 오히려 경쟁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의 카드구매 이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전에는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삼성카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3파전 싸움을 벌였다. 이를 KB카드가 KB국민은행에서 분사하면서 카드 3사 점유율 일부를 챙겨가 빅4를 구성한 것이다.
2012년 빅4 카드사는 전체 이용실적 560조3020억 원 중 320조4770억 원을 기록해 전체 점유율 57.20%를 나타냈다. 이후 2013년 56.13%, 2014년 56.40%로 현상유지 하는 듯 보였으나 구매 실적은 다소 떨어졌다.
신한카드는 나 홀로 독주를 벌이고 있다. 카드구매 실적이 2012년 106조3820억 원, 2013년 109조7920억 원, 2014년 112조4690억 원을 기록해 매년 증가했다.
KB국민카드도 분사 이후 매년 수천억 원 단위의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2012년 75조9760억 원, 2013년 76조7630억 원, 2014년 78조360억 원을 올렸다. 점유율 역시 13%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삼성카드는 2014년 구매실적이 2조6480억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점유율 3위의 대세를 거스르지는 않았다.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계속 나빠지는 모양새다. 2012년 66조 원의 구매실적을 올렸으나 2013년에는 63조1750억 원, 2014년에는 60조5270억 원을 기록해 3년 만에 8%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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