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황제주의 주인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국내 화장품계의 살아있는 신화다. 그는 설화수, 라네즈, 아이오페 등 화장품 브랜드 다각화를 꾀했다. 라네즈와 아이오페의 ‘에어쿠션’ 제품이 국내외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도 나날이 상승했다.
껍데기만 남은 기업, 화장품에만 올인해 재계 2위로 급성장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따라 서 회장은 10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하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잇는 부호로 우뚝 올라섰고,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가장 탄탄한 화장품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 회장의 애착이 가득담긴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성과는 그가 회사 경영권을 이어받은 1997년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사실 서 회장이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에 부친 서성환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을 당시만 해도 아모레퍼시픽은 증권, 건설, 패션 등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다 뼈대만 남은 상태로 전락했다. 결국 25개에 달하던 계열사 때문에 90년대 초반 공권력까지 투입되는 파업사태 등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회사는 걷잡을 수 없이 힘이 빠졌다.
이에 서 회장은 주력 사업인 화장품만 남겨놓고 모든 사업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초심대로 화장품에만 올인(All-in)하기로 결심한 것. 이후 18년이 지난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서 회장도 부호로 거듭나게 됐다.
이처럼 아모러퍼시픽이 수조 원대의 대형 화장품 기업으로 우뚝 솟아오를 수 있었던 계기는 서 회장이 사업 다각화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화장품 전문 사업으로 승부를 봤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한 분야만 ‘깊고 좁게(Deep & Narrow)’ 전문화시키는 길을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통했다.
5조 원대 화장품 기업으로 우뚝 선 아모레퍼시픽이 새롭게 추진적인 전략은 이른바 국가 다각화다. 화장품 하나를 깊고 좁게 파면서도 시장을 넓힐 수 있도록 대륙별, 국가별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
서 회장은 연령층에 맞게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경쟁력이 입증된 중국을 필두로 한 아세안 시장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아울러 최근 서 회장은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남미 시장까지 눈을 향하고 있다.
‘K-뷰티’ 열풍에 해외진출 손쉬워…설화수·라네즈 등 인기 폭발
특히 한류열풍에 따라 ‘K-뷰티’가 선전하면서 상하이에 별도의 현지법인을 설립,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화수, 라네즈 등 자사의 대표 브랜드를 내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선보였다. 라네즈의 경우 2002년부터 상하이의 1급 백화점 등 주요 120여 개 도시, 349개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설화수는 2011년 북경 1호점 오픈 이후 현재까지 북경, 상하이 등 주요 10여 개 도시의 백화점을 대상으로 52개 매장이 입점돼있다.
이 밖에 싱가포르 백화점 진출을 필두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현지에서도 글로벌 명품 화장품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으며, 매년 두자릿 수 이상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말 매출 8325억 원을 달성했고 2015년 1분기에만 269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분기 대비 40% 성장한 결과로,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잇단 호응을 이끌어내며 매출 성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제품이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로인해 프랑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디올’이 기술력 교류를 위해 올해 1월부터 러브콜을 보내오기도 했다. 랑콤 등 여러 화장품 브랜드들이 아모레퍼시픽 쿠션을 모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법정 소송이 이어지자, 디올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특허 기술을 합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기로 결정한 것.
지난 17일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본사에서 유럽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당 쿠션 제품은 난 2008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선보이면서 최초 등장했는데, 서 회장이 기존 개념을 뒤집은 역발상 아이디어와 집념의 연구로 만들어냈다는 데에 의미가 깊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13개 브랜드를 통해 쿠션 제품을 출시했고,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총 2600만 개, 9000억 원어치가 판매됐다. 누적판매량은 지난 2월 기준 5000만 개에 달한다.
‘디올’ 러브콜 받아 아시아 美 강조한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서 회장의 애착과 노력이 담긴 아모레퍼시픽은 전 세계적 명품 화장품 브랜드와 견주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끄는 서 회장은 “전 세계의 고객들에게 아시아의 문화가 품어온 미(美)의 정수(精髓)를 선보이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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