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합병비율 문제로 SK와 SK C&C의 합병에 반대했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도 반대표를 던져야 할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두고 주요주주로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최근 SK와 SK C&C의 합병 관련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사를 내비친 국민연금이 내달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도 반대표를 던질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SK와 SK C&C의 지분을 각각 7.8%, 7.9%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 26일 열린 SK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국민연금은 SK주주에게 불리한 합병 비율과 자사주 소각 시점을 이유로 합병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SK-SK C&C, 합병비율 논란…이유는?
SK와 SK C&C의 합병 비율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받아왔다.
최태원 회장 일가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SK C&C의 주가가 높아졌을 때, 합병을 발표했다는 것.
최태원 회장은 SK의 지분을 0.02% 보유한 데 비해 SK C&C의 지분율은 32.92%에 달한다.
오너일가의 지분율로 비교해도 SK 0.04%, SK C&C 43.43%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SK의 주가가 SK C&C보다 6만 원 가량 비쌌다는 데 있다. 하지만 SK C&C의 주가가 계속해서 올라갔고, 5월 30일을 기준으로 역전됐다.
지난해 4월 14만 원 수준이던 SK C&C의 주가가 올해 4월은 23만7500원으로 64%까지 상승한 것. 이에 따라 합병 발표 시점에는 SK C&C의 주가가 23만5073원으로 SK 17만3193원과 6만 원의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증권거래법에 따라 상장기업끼리 합병할 경우, 이사회의 합병결정 시점의 주가에 따라 그 비율을 결정한다. 때문에 최 회장 일가에 유리한 시점에 합병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돌았다.
다만,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SK와 SK C&C의 우호 지분이 높아 합병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의미 없는 반대표를 행사한 이유에 대해 각종 분석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SK-C&C 합병 반대에 삼성이 주목받는 이유
일각에서는 실질적 합병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너 배불리는 SK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에 대해 “삼성과는 달리 합병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만큼 합병비율 산정에 따른 문제점을 꼬집은 처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합병 여부로 따지면 의미가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뜨끔했을 수 있다”며 “주주의 이익보다 오너의 이익을 중시한 SK와 삼성에 대해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은 SK와 달리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가 합병 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SK-SK C&C 합병 반대표는 오히려 내달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시선을 모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SK의 합병비율을 문제 삼아 반대표를 던졌던 만큼 삼성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반대표를 던져야 일관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 행사가격(5만7123원) 보다 낮지 않은 이상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SK와 달리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합병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주회사간 합병이었던 SK와 달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양사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 측은 3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찬반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성과 안정성, 공공성 등의 내부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는 것은 물론 시너지 효과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3.15%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