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 잠잠, 유통가 '활기'…면세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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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 잠잠, 유통가 '활기'…면세점은 "글쎄"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7.07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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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형 백화점 3사, 바캉스 시즌 맞아 쏠쏠한 여름 특수 누려…면세점은 여전히 '찬바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메르스 여파가 지나간 흔적.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기가 드물 정도다. ⓒ시사오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유통업계는 심각한 매출 난항을 겪었다.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였던 게 사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른 장마까지 이어지면서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 유통업체들은 메르스 여파가 잠잠해질 때까지 연신 깊은 한숨만 내뱉어야 했다.

그러던 중 메르스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여름 정기세일과 여름 성수기가 다가온 가운데, 그간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되살아 나고 있다.

물놀이 용품·아웃도어 등 최대 70% 파격세일…연령층 막론 고객몰이 ‘성공’

실제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 3사가 매출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며 유통업체들이 여름 특수에 한껏 기대하고 있다.

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주 간(6월26일∼7월5일) 여름 정기세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기존점 기준) 늘어났다. 주말 매출만 살펴봐도 지난달 26∼28일 3.5%, 이달 3∼5일 3.4% 상승하며 소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2주간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4% 증가했다. 백화점 측은 무더위 특수에 맞게 에어컨, 제습기, 여름 침구류 등 하절기 가정용품 판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동기 대비 1.6%(기존점 기준) 가량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본지 기자가 지난 5일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과 패션 로드샵을 둘러본 결과, 매장 내 분위기가 한 달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여름 정기세일 시즌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붐빈 모습이었으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백화점 정기세일 2주차였던 지난 주말(4~5일)에는 시내를 중심으로 인파가 몰렸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숙녀복과 영캐쥬얼, 해외 중저가 브랜드 점포를 중심으로 여성 소비자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중 ‘ZARA’와 ‘H&M’, ‘MIXXO’ 등 중저가 패션 브랜드가 젊은 소비층의 관심을 모았으며, 메르스 여파로 잠잠했던 ‘코오롱스포츠’와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매장에도 중장년층 소비층으로 북적였다.

50대의 한 직장인 남성은 “한동안 메르스 때문에 등산도 꺼렸는데 지금은 많이 진정세로 돌아왔다고 하니 안심이 돼서 이렇게 쇼핑하러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 강남점도 다르지 않았다. 여타 백화점들과 마차가지로 정기세일에 나서면서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여성복 매장과 최대 70%대에 이르는 대폭 세일을 감행했던 ‘탠디’ ‘소다’ 등 슈즈 브랜드와 ‘빈폴’ ‘러브캣’ 등 가방 브랜드 매장엔 여성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부 이모(34) 씨는 “평소 비싸서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던 제품을 이렇게 세일 기간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도 연령층을 막론하고 쇼핑객들로 붐볐다. 이들은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여름 샌들, 수영복 등 물놀이 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백화점 관계자는 “메르스와 뒤늦은 장마 때문에 도통 매출이 늘지 않아 걱정했는데 여름 정기 세일 기간이라서 그나마 사람들이 몰린 것 같아 다행이다”라면서도 “이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지만 여름 특수라도 바짝 누렸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어느정도 진정됐고 여름 정기세일이 시작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5월과 6월 중순까지 외출을 삼갔던 고객들이 내방하면서 현장 분위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어 7~8월 여름 휴가철까지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유통업계가 여름 정기 세일을 진행하면서 반짝 여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시사오늘

대형마트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노원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중계점과 도봉구의 이마트 창동점엔 장을 보러온 주부와 가족단위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매장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나들이를 가려는 캠핑족들이 늘면서 육류와 과일 등 신선식품과 주류 소비가 확연히 늘었다”며 “메르스 사태가 잠잠해진 것 같아 안심이다”라고 언급했다.

반면, 면세점 업계는 메르스 공포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 움직임이 뜸해지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관광업계의 황금손이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주요 면세점 업체들이 좀처럼 매출 회복세를 누리지 못하면서 남모를 홍역을 치러왔다.

실제 중국인 방문객은 지난해 600만명에서 메르스 여파로 급감하면서 롯데면세점의 6월 매출은 전년대비 약 37%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면세점과 중견의 시내면세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처럼 관광유통기업들이 부진한 매출로 타격을 입자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이번 시내면세점 공동유치기업인 현대산업개발 경영진과 함께 중국 현지를 직접 방문, 관련 정부 및 여행사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지난달 30일 HDC신라면세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회사 공동대표인 양창훈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 등 3명은 중국 현지를 직접 방문해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차이나 트래블 서비스)와 CYTS(차이나 유스 트래블 서비스)의 최고경영진, 중국 국가여유국 및 외교부 관계자 등과 차례로 면담을 갖고 국내 관광업계의 내수 회복에 적극 나섰다.

롯데면세점도 중국 방한단 유치에 직접 팔을 걷어 부쳤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15~18일까지 메르스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여행사 사장단과 현지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인 등 200여명에게 한국의 상황을 보여주는 대규모 초청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초청된 인사들은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청와대, 명동, 롯데월드타워&몰, 청계천, 여의도를 둘러보고 명동 걷기와 문화 행사를 체험한다.

향후 대만·홍콩 등 중화권과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기획행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롯데 측은 밝혔다.

외국인관광객, 메르스 공포 여전…내수 활성위한 적극 조치 이뤄져야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메르스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다수의 유통업체들이 소폭의 매출효과를 누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들은 아직도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면세점 업체들은 여름 특수를 누리기엔 다소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업체들의 연이은 파격 세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당국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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