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발 교수, "풍납토성은 '북성'·'대성'이라 불린 왕성"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울시와 문화재청의 송파구 풍납토성 복원계획 추진으로 인해 지역주민과 시(市) 간 마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풍납토성은 백제왕성이 아니다"라는 학계 연구결과가 일각에서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 풍납토성 사적지 및 환경대책위원회'는 13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서울 풍납토성 백제왕성 심포지엄'을 열고, 풍납토성이 '백제왕성'이냐, '평범한 유적지'냐를 두고 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희진 역사문화연구소장은 "풍납토성은 왕성 규모에 맞는 주춧돌이 발견되지 않았다. 발견된 주춧돌은 왕성급이 아닌 움집터 수준에 불과하다"며 "더욱이 침수피해가 불가피한 한강 옆에 왕성을 세운다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내세웠다.
이 소장은 "고구려 장안성, 백제 웅비성 등은 200~500만 평 규모에 달하는데, 풍납토성은 20만 평 규모로 왕성이라 불리기 미미한 수준이다. 풍납토성이 백제왕성이었다는 건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며 "풍납토성을 백제의 왕궁터로 단정해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만 침해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자리에서 박순발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는 "풍납토성은 인접한 몽촌토성과 함께 백제가 한성에 도읍했던 기간 도성을 구성하던 성이다. '북성' 혹은 '대성'이라 불리던 성 중 하나"라며 '백제왕성설'에 힘을 실었다.
박 교수는 "풍납토성 내엔 동서로 이어지는 도로망과 더불어 남북 도로망도 확인됐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도로망의 구성으로 보면 종묘로 판단되는 경당 44호 북단에 있는 동서 도로망의 북측 지역이 왕궁의 입지로는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풍납토성 인근 주민들은 '풍납토성은 백제왕성'이라는 이유로 인해 수년간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풍납토성 복원계획은 지난 1993년부터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추진키로 한 사업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우연히 밤에 백제왕이 꿈에 나타나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래서 직원들과 함께 풍납토성 일대를 둘러보고 여기를 제대로 보상, 발굴할 결심을 했다"며 "역사도시로서의 서울을 복원하고 관광자원을 확보해 지역주민들의 고통을 일거에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게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좌우명 : 隨緣無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