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비주류' 뭉칠 것 우려하는 친노…최재성, "安의 충정이 읽힌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지도부'와 당 혁신위원회를 향해 연일 맹폭격을 쏟아 붓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의 속내는 당내 비주류를 향한 '구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지난주 "당의 혁신이 실패했다"며 지적한 데 이어, 지난 6일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는 나를 보지 말고 국민을 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문 대표와 혁신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문 대표는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을 무력화하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혁신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면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성급하고 무례하다"고 성토했다. 조국 혁신위원도 "정치인이건 학자건 '바로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안 의원과 문재인·친노(친노무현)그룹 사이에 전면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정계에서는 안 의원의 이 같은 움직임을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로 보는 게 중론이다. '국정원 해킹 의혹' 정국에서 전면에 나섰지만 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혁신위를 비판하는 방향으로 길을 틀어 입지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야권 일각에서는 다소 궤가 다른 말이 나온다. 안 의원이 차기 총선과 대선을 겨냥, 본격적으로 비주류에게 구애하기 위해 '쇼윈도(Show window)'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의원은 계파가 없는 정치인이다. 송호창, 권은희(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나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안 의원이 차기 총선을 통해 자기 사람을 심고, 나아가 당내 대선 경선 통과를 위해서는 다른 계파 세력과의 연합이 필수다.
그러나 최근 비주류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오랜 정치적 부침을 겪고 있는 안 의원 대신 손학규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자신들의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기 위해 물밑에서 작업 중이라는 후문이다.
더욱이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과정에서 김한길 의원 등 비주류 핵심들로부터 '지분'을 약속받은 바 있다. 비주류가 안 의원 대신 손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내세운다면, 안 의원 입장에서는 맥이 풀릴 노릇.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지난 7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혁신안을 공격하면 비난여론이 빗발칠 걸 알면서도 안철수가 나선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비주류가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것 같으니 구애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비주류와의 연합을 통해 차기 총선에서 자기 사람을 심고, 대선 경선을 위해 당내 지분을 확보해놓으려는 심산"이라고 전했다.
안 의원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자 비주류도 반가운 눈치다. 비노로 분류되는 박영선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의원이) 거품이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브랜드와 잠재력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노계는 '안철수-비주류 연합' 형성을 적잖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의 최측근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 의원의 혁신안 비판에 대해 "충정이 읽힌다. 좋은 혁신적인 내용들이 뒤이어 제기될 것"이라며 "(김한길, 박지원 의원 등은) 그냥 못마땅해 했다. 그런데 안 의원은 방향에 대한 언질을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과 비주류를 애써 분리하려는 의중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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