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신임 투표는 정치적 '악수'…불통 대표 '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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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재신임 투표는 정치적 '악수'…불통 대표 '각인'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9.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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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당원들과 상의 없는 '재신임 투표'…불통 논란 자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시스
대통령 선거가 약 2년 남았다. 대권주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야권에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시선이 쏠린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문 대표는 차기 대선에도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표의 일거수 일투족은 '대권'과 연계된다. 
 
지난 2·8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문 대표가 나서려고 하자 '당권'과 '대권'은 분리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 대표는 '대권'을 바라보고 있으니, '당권'은 다른 사람이 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표면적으로 문 대표의 전대 라이벌이었던 박지원 의원이 주장한 이론이었다. 그러나 내부 상황은 달랐다. 오히려 친노계에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사오늘>은 전당대회 전, 친노계로 분류되는새정치연합의 핵심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했다.
 
"당권을 잡는 것은 대권에 전혀 득이 안 됩니다. 열을 잘해도 한가지를 못하면 그 한가지만 부각됩니다. 서울시장이나 지자체장은 좀 덜합니다. 당의 대표가 되서 당직을 잘 이끌어 대권에 득이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계파 갈등이 심한 새정치연합에선."
 
문재인 대표가 당권을 쥔다고 해도 대권에 전혀 득 될게 없다는 의미다. 계파 갈등이 극심한 새정치연합에선 누가 맡아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8개월 전 이 예언이 현실이 되가고 있다.
 
지리멸렬 野, 계파갈등 대처하는 문재인의 리더십은?
 
지난 10일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국감보다 더 이슈가 되고 있는 게 있다.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다.
 
혁신위원회의 제10차 혁신안이 발표되자 새정치연합의 친노와 비노계의 갈등은 폭발했다. 비노계의 반발 속 당무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중앙위원회 의결 절차가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혁신안에 대한 내홍이 깊어지자 문 대표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당대표직을 걸었다.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신임 투표'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문 대표를 '대권 주자'로 놓고 본다면 이번 '정치적 결단'엔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견된다. 일단은 재신임을 얻겠다고 발표한 것을 당 지도부와 상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최고위원들의 반감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불통'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 회의에선 최고위원들의 재신임 투표 반대 주장이 거셌다. 특히 오영식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를 '들러리'에 비유하며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을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재신임 방식도 마찬가지다.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전 당원 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각각 실시한다. 어느 한쪽에서라도 불신임을 받으면 그 결과에 승복하기로 했다.
 
국민여론조사로 실시하는 것은 공정해보이지만 사실상 문 대표에게 유리하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전국적인 투표율 49%를 기록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표를 많이 받은 2위다.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지율이 높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일반 국민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해 당선될 수 있었다.
 
물론 당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최고위원과 상의해야 한다는 것은 당헌·당규상 규정 사항이 아니다.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최고위원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당대표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도의적인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당원들과의 상의 없는 재신임 투표에서 만일 문 대표의 당직이 유지된다고 나오더라도 당내 비판여론을 잠재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표가 끝나고 계파 갈등이 종식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권 고지 점령하기 위해선"
 
차기 대권주자들이 강조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현직 대통령의 단점을 보완한 '업그레이드'된 주자의 모습을 보여야 대권고지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불통 논란'에 휩싸였다. 차기 대권주자들에게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어느 때보다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정치적 센스에도 치명타를 입었다. 유승희 최고위원이 언급한대로 국정감사 이슈를 묻어버리고 재신임 투표를 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이번 국정감사는 총선을 앞둔, 19대 마지막 국감이다. 정부와 여당을 비판해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차기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 그러나 야당은 여전히 계파 갈등의 늪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제 살 깎아먹기 식'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당은 하나의 조직이다. 이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에 따라 대권주자의 명운이 갈려있다"며 "계파갈등이 극심한 새정치연합을 문 대표는 더욱 자중지란으로 만들었다. 리더십에 큰 생채기가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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