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채완기 자유기고가)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 국회 일정이 시작돼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까지 들끓었던 이슈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삽시간에 사라지고 언론의 모든 포커스는 국회로 쏠려있다.
국회 국정감사 기사 중에서 '한 의원이 경찰총수에게 권총을 뽑아 발포 장면을 시연해 보라는 해프닝을 연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모든 의원들이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연구·조사해 국정감사를 한다는 것을 믿고 싶은 마음 뿐이다.
다른 이야기들은 언론 기사나 국회 국정감사 중계방송을 보면 잘 알 수 있겠지만, 몇 달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내용이 다시 나와 시선을 집중해봤다.
다름 아닌 안심전환대출이다.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한 '안심전환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총 32만7094건(31조6584억 원)에서 연체율은 0.01%(금액 기준)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보다는 아직 낮은 수치라고 한다.
하지만 시행 석달 동안 연체 건수는 계속 늘고 있으며, 5월 말 4건(4억 원)에서 6월 말 11건(11억5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7월 말에도 31건으로 늘어났으며, 8월말 연체도 증가할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되지 않은 기간에 연체건수도 많지 않은 숫자를 가지고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이 처음 만들어 질 때부터 약간의 우려를 내포하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려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안심전환대출은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 전환이 가능해 눈에 보이는 금리는 낮아졌지만, 실제 가계의 현금흐름은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월 납입 부담은 더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갚아 나가야 하는 상환방식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정금리에다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방식의 주택담보대출로 전환시키기 위해, 이자를 낮춰 내놓은 대출상품이었다.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을 연 2.6%대의 싼 고정금리를 적용, 원리금을 장기간에 걸쳐 분할상환하는 대출로 전환시켜준 것이다.
몇 달 전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의 연체율이 매달 증가하고 있으며, 중도상환수수료 지불의 부담을 안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중도 이탈' 규모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전환대출의 중도상환 증가 추이도 5월부터 매월 늘어나서 총 18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상환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갑자기 일확천금을 얻어 담보대출을 갚는 사람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대부분은 원리금 상환부담을 이기지 못해서 다른 방법으로 갈아탄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문제를 제기한 의원에 의하면 "안심전환대출 상품에 가입한 대출자의 대부분이 40대 이상인데다 만기 20년 이상의 고정금리로 갈아탄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들의 소득이 끊기는 시기가 오면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접하고 보니 안심을 산 것이 아니고 걱정거리를 하나 더 얹은 꼴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금리를 낮추고 원금을 갚아 나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본인의 수입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일 뿐인 만큼 수입을 늘리고 비용을 줄여서 원금을 갚아 나가는 지혜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