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한완상 전 부총리, "김무성·서청원 '忠朴' 경쟁, YS 보면 기가 막혔을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 21일부터 26일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는 'YS 적자'에 대한 상도동계 사람들의 논쟁이 이따금 벌어졌다. 이들의 입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 대표는 1978년 YS로부터 '장래를 같이 도모하자'는 친서를 받고 정계에 입문한 뒤, 1985년 4월 상도동에 정식 합류해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지낸 인사다.
서 최고위원은 1985년 12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민주산악회(민산)'에서 활동하면서 YS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YS 비서실장, 문민정부 정무1장관 등을 맡으면서 상도동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두 사람 모두 YS 적자라 불려도 무리가 없는 정치인들이다. 실제로 상주를 자처한 김 대표는 "나는 YS의 정치적 아들"이라 말했고, 서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빈소를 방문하면서 "YS는 나의 정치적 대부"라고 언급했다.
빈소 분위기는 대체로 김 대표를 지지했다. 상도동계는 차기 대통령으로 김 대표를 점찍은 눈치였다. 이들의 눈에는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라 불리는 서 최고위원이 '사사건건 김 대표를 가로막는 사람'으로 보이는 눈치였다.
YS 빈소에서 기자와 식사를 함께 한 상도동계 원로인사는 "사실 서 최고위원도 이 자리가 적잖이 불편했을 거야. 그 사람, 지금 상도동계 분위기를 알고 있거든"이라고 했다.
상도동계 일각에서는 서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김 대표에 대한 반감도 관측됐다. 상도동계를 대표하는 차기 대권 주자로는 인정하지만 YS 적자로는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선 식사 자리에 동석한 또 다른 상도동계 원로인사는 "나는 김 대표 '그닥'이야. YS 아들이라는 사람이 국정교과서를 주장해서야 되겠어. 대선에서야 찍어주겠지만, YS 아들이라니"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상도동계 관계자는 “YS께서 통합하고 화합하라고 하셨는데 왜 두 사람을 ‘씰데없이’ 싸움 붙이려 들어. 그러지 마시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같은 상도동계 내부 분위기는 빈소 바깥에서도 분출됐다.
문민정부 초대 통일부 총리를 역임했던 한완상 전 부총리는 지난 26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YS를 보고 아버지라고 하고, 정치적인 대부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 일(국정교과서)에 앞장서면서 충성 경쟁을 하는 것을 보면 (YS가) 기가 막혔을 것"이라며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을 싸잡아 지적했다.
한편,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YS 상주 자리를 놓고도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 공천룰을 둘러싼 두 사람 간 갈등이 그 원인이다.
서 최고위원의 한 최측근은 지난 2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서 최고위원도 상주를 서려했지만 언론에서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을 함께 사진에 담고 화해 분위기를 조장하는 기사를 펼까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천룰에 대한 칼자루를 서 최고위원이 쥐고 있는데 그런 기사가 나오면 김 대표에게 유리한 국면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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