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메르스 본산 삼성서울병원(이하 삼성병원)이 정부에 거액의 손실보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메르스 확산 책임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던 대형병원이 적절치 못한 처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삼성병원을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려 했다. 메르스 의심환자를 제때 보고하지 않아 병을 확산시켰고, 해당 병원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방침은 메르스보상위원회(보상위)가 꾸려진 이후 180도 바뀌었다. 보상위에 따르면, 삼성병원은 메르스 진료에 따른 영업 피해보상 신청을 했고, 손실보상을 받는 181개 의료 기관에 최종 포함됐다. 다만, 소송건으로 보상이 보류된 상태다.
보상위 내부에서는 삼성병원에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40여 일간 부분 폐쇄돼 영업 피해를 입은 점과 44명의 확진자 치료를 맡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평택성모병원은 메르스 진원지임에도 11억 원의 손실보상금을 이미 지급받았다.
하지만 삼성병원의 경우는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메르스를 급격히 확산시켜 온 나라를 불안에 떨게 했고, 이에 대해 대국민사과까지 한만큼 국민의 혈세로 손실을 보상해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병원 운영) 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쳤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참담한 심정이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대국민사과한 바 있다.
더욱이 삼성병원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병원은 '진료수입 감소' 명목으로 1130억 원을, '요양급여 감소' 명목으로 670억 원을 청구했다. 총 1800억 원에 이른다.
통상 손실보상을 신청한 의료기관이 청구금 대비 50~90%의 액수를 지급받았음을 감안하면, 삼성병원은 최소 900억 원에서 최대 1700억 원의 손실보상금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16일 성명서를 내고 "삼성병원은 메르스 피해병원이 아니라 메르스의 진앙지"라며 "삼성병원에 국민세금을 투입해 손실보상하는 것은 삼성재벌봐주기"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는 4일 "메르스 사태의 뒷수습을 둘러싼 삼성병원과 정부의 모습으로 많은 국민들이 당혹스럽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소재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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