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 기자)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전격 탈당한 가운데, '安의 남자' 연대가 허물어지고 있다. 안 의원을 따라 동반 탈당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 달리 '각자 노선'을 걷고 있는 탓이다.
안 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오는 17일 황주홍·유성엽 의원과 함께 동반 탈당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지 않은 한 탈당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문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지난 3개월간 '진짜 혁신'을 두고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울 때마다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구당 모임(전신 '민집모')'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안 의원 측에 힘을 실어줬다.
문 의원은 또 안 의원이 지난 6일 문 대표를 향해 혁신전대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며 지방 칩거에 들어가자 "일주일 내 탈당 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해 '안철수의 그림자'로써 존재감을 재차 각인시켰다.
그러나 문 의원 개인적인 정치력에 대해서는 뚜렷이 알려진 바 없어 안 의원의 새로운 정치세력화 과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 의원의 또 다른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탈당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송 의원은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난 한 주간 안 의원의 탈당 사태는 무조건 막아야 되겠다는 신념 하나로 동분서주해왔다"면서 "당내에서 통합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당헌·당규상 당원명부를 말소하는 데 이틀이 걸린다"면서 "더 늦기 전에 문재인 대표가 안 의원을 찾아가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의 '잔류' 선택에는 총선을 넉 달 앞두고 잦은 당적 변경이 부담됐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 의원은 2012년 야권 대선후보 경선 당시 민주당 의원 중에서 가장 먼저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를 지지하며 탈당했다.
또 송 의원의 지역구가 수도권인 경기 의왕·과천이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야권이 여러갈래로 나뉠 경우 재선이 쉽지 않으리라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의 심장부'라는 호남에도 안철수 사람이 있다. 바로 윤장현 광주시장이다. 윤 시장은 지난해 6월 광주시장 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당시 공동대표 몫으로 전략공천을 받았다.
윤 시장은 지난 1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선택은 이해한다"면서도 동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이처럼 윤 시장이 문병호·송호창 의원과 달리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데는 '광역단체장만의 사정'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회의원 선거는 내년 4월에 예정돼 있기 때문에 출마 지역구 상황을 고려해 신속히 입장을 정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역단체장 선거는 아직 2년 반이 더 남아있다. 내년 총선을 기준으로 어느 쪽으로 기세가 기우는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같은 '각자 노선'에 "뜻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탈당까지 강행한 상황에서 독자세력화 추진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좌우명 : 本立道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