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채완기 자유기고가)
새해는 한자 이름부터 심상치가 않다. 10간(干)과 12지(支)를 결합해 만든 60개의 간지(干支), 즉 육십갑자에 의한 올해의 이름은 병신년(丙申年)이다.
한 해를 설명하는 아나운서의 멘트에서도 어색함이 묻어 나오게 만드는 해다.
60세가 넘었다면 두 번째 듣는 말이겠지만 대부분은 처음으로 이런 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역사에도 병신년에 무슨 사건이 일어났다는 기억이 나질 않아서 잊고 살았는데 이제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어찌됐든 병신년 새해가 밝자 경제를 분석하는 여러 연구기관에서 2016년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세계적인 연구기관은 물론 국내 경제를 전망하는 대기업 소속의 연구 기관이나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의견을 낸다. 그러면 언론사는 앞다투어 기획 기사를 쏟아 낸다.
우선 세계경제 전망을 요약한다면 성장은 미진하고, 금융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는 서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이 6% 정도의 성장세로 완만한 하향세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 둔화 여파가 지속되는데다 유로존 역시 둔한 경기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도 엔저와 저유가 등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토의 면적만큼이나 세계 경제 자원의 보고 역할을 하는 브라질과 러시아는 외환 위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 불안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 악화될 분위기다.
이에 따라 세계 증시는 새해부터 최악의 첫 주를 보내고 있다.
새해 초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2달러대까지 떨어졌고, 두바이유는 12년만에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이란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원유 증산 가능성이 높아져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한민국의 2016년 경제 전망도 세계적 흐름을 비껴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수요가 침체돼 있어 국가간의 높은 연계성으로 인해 오히려 경제의 악순환이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는 것.
다만 올해 GDP성장률은 전년 대비 다소 높아진 3.0%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에 금리, 원화가격, 유가 등 3개의 가격변수가 낮아 '3저 호황'이라고 불리던 시절처럼 지금도 3개의 변수는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주택건설에서도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들로 인해 수급 불안은 있을 수 있지만, 건설 경기는 좋아질 것이란 예상도 들린다.
그러나 수출이 돼야 경제가 살아나는 구조를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은 중국 성장 둔화로 인해 대중 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악재를 감내하고 극복해야 한다.
경제 전망 어디를 보더라도 장미빛 전망보다는 회색빛의 어두운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 2016년 새해의 현실이다.
지난해도 그랬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지만, 경제 전망은 그저 그 일을 업으로 하는 그들의 몫이다.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 서민들은 자신의 직업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
국가적으로도 당장의 단기 성장목표보다는 성장 잠재력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디 국가만 그럴까?
우리 모두 각자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서 올 해 말이나 내년, 아니면 그 훗날, 경제가 좋아졌을 때 그 과실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병신년 한 해가 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