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최고위서 웃은 문재인, 새 출발 알리는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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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최고위서 웃은 문재인, 새 출발 알리는 '설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1.27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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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文의 설레는 미소, 77일 뒤에도 만연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 뉴시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부로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더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를 의결했다. 이로써 문 전(前) 대표는 2·8 전당대회 이후 354일 만에 당대표 임무 수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앞서 이날 오전 문 전 대표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그의 표정은 무척 밝아보였다. 불편한 관계였던 이종걸 원내대표와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고,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모두발언 차례가 되자 문 전 대표는 동료 최고위원과 당원 동지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짐짓 중후한 표정을 지으면서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안겨 송구스럽다.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며 "새로 출범할 비대위와 선대위가 총선승리를 이끌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길 부탁한다. 나도 백의종군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문 전 대표를 향한 이 원내대표의 속죄도 있었다.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자격으로 문재인호 최고위에 승선한 건 값진 경험이었다"며 "쓴 소리로, 때로는 독자적 행보로 문제제기를 할 때 문 대표, 최고위원들, 당원동지 여러분들이 불편했으리라 생각한다. 국민에 대한 충정을 가졌다는 넓은 이해로 용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쓴 소리도 있었다. 최근 더민주당에 복당한 이용득 최고위원은 "김종인 위원장까지 하면 내가 들어와서 대표만 열다섯 분 째 바뀐다. 불안정한 정당이다. 불신과 반목으로 계속되는 야당의 모양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실망을 줄까 심히 걱정이다. 김종인호가 출범하면 그런 점이 180도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당 전체의 작태를 꼬집었다.

문 전 대표의 자리 앞에는 더민주당 당직자들이 그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꽃화분이 놓여있었다. 편지에는 '당에 대한 헌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총선 승리로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꽃화분에 담긴 꽃은 주황색 '칼랑코에'였다. 이날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난 한 여성 당직자는 "꽃이 아주 오랫동안 피는 식물이다. 꽃말은 '설렘'"이라고 귀띔했다. 더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 평당원으로 새 출발하는 문 전 대표의 '설렘'을 당직자들이 읽은 듯했다.

칼랑코에의 또 다른 꽃말은 '평화'와 '인기'다. 분열된 야권에 '평화'가 도래하길 바라는, 그리고 더민주당의 '인기'가 상승해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라는 당직자들의 마음 또한 느껴졌다.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통합'이라는 숙제를 남긴 문재인, 총선이 막을 내린 후에도 설레는 미소는 그의 입가에 만연할 수 있을까. 이제 77일밖에 남지 않았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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