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이재명·정운찬…대권판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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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이재명·정운찬…대권판세 '변수'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2.05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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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조명 쏟아지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한 동안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는 늘 보던 이름들이 등장했다. 이미 언급되기 시작한지 오래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그들만의 싸움이었다. 비교적 근래 많이 언급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이미 2~3년전부터 정가엔 대권후보설이 파다했다. 

하지만 최근 이대로 굳어져갈 것 같았던 대권주자 판도를 뒤흔드는 인물들이 등장했다. 그것도 기존 잠룡들이 아닌 의외의 영역에서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그들이다.

▲ 정의화 국회의장 ⓒ뉴시스

이런 국회의장 봤나?…존재감 부각되는 정의화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2014년 5월 제19대 하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되기 전까지 정치적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15대 총선부터 유일하게 한 지역구에서만 내리 5선을 한 중진 중 중진이었지만, 중앙 정계에선 비교적 조용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런데 국회의장 선거서 당 대표까지 지낸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를 상대로 총 투표수 231표 중 207표를 얻으며 압승한다.

정 의장 당선 이전까지만 해도 국회의장은 명예직으로 인식되는 분위기였다. 품위 있게 정치생활에 막을 내리려는 다선 의원들이 거쳐 가는 자리처럼 여겨졌다. 중립을 위해 무소속이 되긴 하지만 사실상 여당 인사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그런데 정 의장은 취임 후 거꾸로 존재감이 점점 커져갔다. 주로 국회의장의 주요 권한인 직권상정 관련 요구를 조금이라도 위법요소가 보이면 단호히 거절하면서다.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 직권상정을 거부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최근 벌어진 국회선진화법 논란은 정 의장의 성정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여당과 청와대가 연일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압박을 이어왔지만 정 의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정 의장은 지난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법부 수장이 불법임을 잘 알면서도 위법한 행동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에선 불만을 표했지만 일각서 ‘진짜 보수 정의화’‘자기가 반대했던 법도 지키는 진짜 법치주의자’라는 호평도 잇따랐다.

여야와 영호남을 넘나드는 행보도 화제였다. 정계 입문 전부터 영호남 교류에 관심을 보여온 정 의장은, 취임 후엔 첫 방문지로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광주 출마론’‘국민의당 입당설’ 같은 이야기가 떠돌았다. 차기 대권 후보군에도 거론됐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정의화)대망론까진 나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자격을 갖췄다는 평이 있다”며 “본인이 딱히 욕심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권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만큼 존재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 이재명 성남시장 ⓒ뉴시스

한국의 ‘버니 샌더스’는 나…이재명의 자신감

미국 대선에서 진보정치인 버니 샌더스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자 한국까지 그 파장이 몰려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자신과 샌더스가 비슷하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안 대표가 버니 샌더스와 비슷하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정의당의 노회찬 전 대표나 심상정 의원 등이 비견될 만 하다는 시각이 많다. 그런데 특별히 샌더스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있다. 바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헤럴드경제>의 박정규 기자는 샌더스와 이 시장의 공통점을 네 가지로 압축했다. 기득권 권력과 맞서고 있다는 점, 국민들의 참여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점, 풀뿌리 조직들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실제 버니 샌더스의 한국어판 자서전에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이 시장은 샌더스 열풍이 불기 전에도 점점 주목도를 올려왔다. 이 시장이 이정도로 유명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많지 않았다.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같은 거대 지자체의 장은 대권가도로 가는 일등석이지만, 성남시는 상대적으로 작은 도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축구단 운영과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원, 무상교복)과 같은 파격적인 복지 정책 등으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던 이 시장은, 어느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도 SNS로 설전을 벌일 만큼 정치적 ‘체급’이 커졌다.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원하는 바를 토대로 자신감있게 밀어붙인다. 포털 사이트의 이 시장과 관련된 기사에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라는 댓글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아직 이재명 대망론이 나오긴 이르다. <한국갤럽>이 5일 발표한 2월 첫째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시장은 2%를 기록, 공동 6위에 그쳤다. 그러나 경기도지사로 새누리당 대선경선에도 나섰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야권의 대선 판도에 영향을 주기엔 충분한 위치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최 모양(27)은 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실 우리동네(성남시) 밖에서는 얼마나 사람들이 (이 시장을) 아는지 모르겠다. 아마 거의 모르지 않을까”라면서도 “내가 느끼기에 이 시장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보수성향 어르신들도 ‘야당은 싫지만 이재명은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정운찬 전 국무총리 ⓒ뉴시스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주가 상승 정운찬

지난 대선서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민주화를 주장했던 김종인 교수의 더불어민주당 영입은 큰 파장을 불렀다. 그리고 사실상 임시 당 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성장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공정경제, 선도경제, 네트워크 경제를 축으로 삼는 더불어성장론은 김종인 체제의 핵심 공약으로,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의 경제정책 기조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성장론을 제시했다.

그런데 더불어성장론에서 연상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동반성장’이다. 그리고 함께 떠오르는 인물도 있다. 바로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다. 동반성장은 진보적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정 전 총리가 가장 강조해온 가치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010년 초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의 ‘빨갱이’란 소리도 감내해온 그다.

물론 더불어성장론은 그간 더민주가 주장하던 ‘포용적 성장’(2011년 뉴민주당플랜) ‘소득주도 성장’(문재인 전 대표) 등의 핵심 이념에 당명을 덧입힌 것으로 정 전 총리가 주창하는 동반성장과 꼭 같은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크게 보면 전체적인 방향성은 다르지 않다. 경제전문가의 만성적 부족에 시달리는 더민주에게, 정 전 총리는 더불어성장론에 힘을 보태줄 강력한 카드다.

정 전 총리로서도 자신의 필생 과업인 동반성장을 다시 한 번 정계로 나가 이뤄낼 기회다. 만약 정 전 총리가 정치를 재개한다면 국민의당으로 갈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은 빗나가는 모양새다. 오히려 더민주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듯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달 정 전 총리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8회 동반성장포럼에 참석, "정 전 총리는 평생의 과업으로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데 정치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 "정 전 총리가 정치권에 참여한다면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손을 내밀었다.

충청권 인사라는 부분도 포인트다. 그가 총리직을 던지면서 주장했던 ‘세종시 수정안’은 작금에 재평가되고 있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한 때 충청권에서 ‘매향노’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정 전 총리지만, 세종시에서 각종 문제가 불거지며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정 전 총리의 정계복귀가 화려하게 이뤄질 경우 대권의 장기판에 또 하나의 무게감 있는 말이 놓이는 셈이다. 당장의 대권 주자로서는 쉽지 않지만 ‘킹 메이커’로 대권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야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지난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 전 총리 정도면 대권과 그리 멀지 않은 거물”이라며 “다만 지금 거취를 빨리 정하지 않고 있는데다 정당생활을 오래 안해서 조직이 부족하다. 정치적 역량이 검증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개인적으론 ‘킹 메이커’로도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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