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①-서울]˝아이고, 정치 생각도 하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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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①-서울]˝아이고, 정치 생각도 하기 싫어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2.07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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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정치권에 싸늘한 시선…총선엔 무관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새누리당의 진박논쟁, 제1야당의 분당, 19대 국회의 점입가경 공회전…, 다사다난했던 1년이 또 지나고 다시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돌아왔다. 제 20대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시사오늘>은 4일부터 9일까지 설 연휴 기간 동안의 전국 민심을 들어봤다.

▲ 6일 서울 1호선 지하철 종각역 앞 거리 ⓒ시사오늘

서울 시내로 나서 시민들에게 던진 질문은 우선 '요즘 정치권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와 '이번 20대 총선에 대한 분위기는 어떤가'였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6일 서울 종로 거리에서 만난 서울 토박이 윤모 씨(49·남·서울 중구 거주)는 선거 기분도 나지 않는다는 평과 함께 정치권 전반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이제는 관심조차 잘 가지 않는다. 내가 신문을 읽어도 정치면을 꼬박꼬박 읽고, 박근혜 대통령도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나아진 것도 없고, 지금 와선 후회가 된다. 뭐 누가 됐어도 잘하지 못했을 것 같다. 국회도 그렇고 정치판은 다 글렀다. 바뀌어도 그 x이 그 x일 것 같다. 선거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 십 몇 년 만에 투표도 안할 생각이다.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윤모씨 외에 여러 시민이 굳이 ‘정치에 대해 언급하기도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이 뭐 해보려고 하면 야당이 발목을 잡고, 여당은 지네끼리 치고받고 하고있고. 아주 국민만 뒷전이야. 이젠 친구들끼리 모여도 욕조차 안 해.”(김모 씨·60·남·서울 서대문구 거주)

“아이고 정치 말만 들어도 그냥 생각도 하기 싫어요”(인터뷰를 거절한 한 시민)

그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지금 뽑아놓고 후회중이지 뭐야. 나라가 좋아졌다 소식은 없고 지금 반도 넘게 (대통령)을 했는데 뉴스마다 망조뿐이야 망조.”(김모 씨·71·남·서울 중구 거주)

“소통이 부족한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보육대란 같은 것도 돈을 줬다고만 말하는데, 줬으면 교육청에서 이렇게 분란을 만들지 않고 그냥 했겠죠. 교육감들도 다음에 당선돼야 하는데 이렇게 난리(보육대란)을 일부러 만들까요? 정말 돈이 없어서 못한 것 같아요.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서 좀 나서서 (소통을) 해야 할 것 같아요.”(이모 씨·33·여·서울 강서구 거주)

이와는 별개로 시민들은 야당보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야당을 향한 비판도 많았다.

“야당은 영 못써. 우리(약 4인 정도의 노년층 그룹)는 무조건 새누리야. 북한이 거 뭐 좋다고 북한북한 하고, 총선도 우리는 누군지 몰라도 우리 동네선 새누리당에 찍을거야.”(김모 씨·66·남 서울 종로구 거주)

“야당이 제 할 일을 못해서 (선거는)끝났어. 보나마나야. 아니다 하는건 죽을 힘을 다해서 막든가, 그것도 아니면 시원하게 도와 주든가 해야지 조금 힘쓰는 척 하다가 제풀에 풀썩……그게 뭐야. 하나로 뭉쳐 싸워도 이길까 말깐데 쪼개져서 그게 되겠어?(익명 요구·51·남 서울 강서구 거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성토도 섞여 있었다. 운수업을 하는 정모 씨(41·남·서울 금천구 거주)는 ‘역적’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안철수가 역적이죠. 우리(택시기사)들끼리 모이면 그럽니다. 제가 자세하게 뭐라고 말씀드리긴 그런데 이것만 알아두세요. 생각보다 (국민의당)지지 못 받고 있을 겁니다. 전 원래 야당 지지자에요, 그렇다고 지금 야당을 막 좋아하진 않았어요. 그간(더불어)민주당에 불만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건 아닙니다. 이번에 야권이 선거 싹 지면 거기(국민의당)에 책임이 있어요.”

대체적으로 서울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분노한 감정, 일종의 포기감을 드러냈다. 총선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아무 생각 없다’는 답을 돌려줬다. 다만 그 중 꼭 ‘기사에 실어줬으면 하는 말이 있다’는 시민도 있었다.

“우리 애들은 ‘엄마 이민가자’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냥 너무 살기가 팍팍하다고. 위(정치권)에서 암 것도 하는 게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뭔가 하고 있겠죠? 혹시 기자 양반이 전해줄 수 있으면 (정치인들에게)이렇게 좀 말해줘요. 우리 딸이 애를 못 낳겠다고 그런다고요. 엄살 아니라고. 이 말 좀 기사에 내주세요.”(구모 씨·56·여·서울 성북구 거주)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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