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어떤 기업이든 영원한 1위는 없지 않겠습니까."
국내 자동차 시장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수입차 공세와 품질 논란에 시달리며 몸살을 앓고 있다.
아직까지 내수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독보적인 영향력은 옛말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 심리마저 한풀 꺾이며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힘겨운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5위 기업 '현대차', 정작 내수는 '하락세'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 기준 내수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40% 밑으로 추락,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이 39%를 기록,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현대차는 20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수시장에서 2대 중 1대 꼴로 팔리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던 터라 그 충격은 더욱 크다.
게다가 2011년 이후부터는 좀처럼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은 높아져 글로벌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을 살펴보면 부동의 1위 토요타(1015만대)와 배출가스 조작파문을 겪은 폭스바겐(993만 대)은 판매 감소를 겪었지만 현대차(기아차 포함)는 실적이 소폭 오른 802만 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해외에서는 적극적인 신흥시장 개척과 공격적인 마케팅, 워런티를 내세운 덕분에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반면 내수 점유율 하락은 그간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귀담아 듣지 않은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소비자 역차별? 현대차의 자만이 수입차 성장 초래
앞서 현대차는 2011년 정몽구 회장이 외친 '신(新) 글로벌 품질경영'에 따라 질적 성장을 추구해왔다.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도 전체의 40%가 넘는 비중을 R&D 부문 인사에 할당하며 차량 성능과 품질 강화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1월 조향시스템인 MDPS에 결함이 제기됐으며 논란 발생 2주만에야 결함 원인인 '플렉시블 커플링'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2013년 '수(水)타페'(싼타페 누수 현상) 홍역을 치뤘음에도 학습효과는 커녕 여전히 뒷북 조치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것.
계속되는 품질 논란 속에 소비자들도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수입차 등록대수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24만3900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10만5000대 수준이었던 수입차 시장이 4년만에 2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결국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 하락과 수입차 판매 증가가 맞물렸다는 점에서 단순히 고객들이 수입 브랜드를 선호한다거나 생활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내수 점유율 회복 방안? 인프라 통한 서비스 품질 향상 '우선'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내수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차 출시와 구매 혜택 제공 등을 통한 실적 반등이라는 단기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현대차이기에 상품성만큼은 수입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다만 돌아선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적극적인 고객 불만 해결과 서비스 품질 향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곽진 현대차 부사장도 지난해 말 열린 고객 소통 프로그램 '마음드림'에서 "수입차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넓은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비스 질적 향상을 이루겠다"고 공언하며 품질 개선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올해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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