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레임덕 없는 대통령’ 될까…‘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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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레임덕 없는 대통령’ 될까…‘주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2.23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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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 ‘친박계’ 당선 여부가 관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 ⓒ 뉴시스

‘레임덕’은 단임제 대통령에게는 숙명과도 같다. 5년 단임제 시행 후 우리나라 대통령은 어김없이 레임덕에 시달려 왔다. 3~4년차에 접어들면서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아지고, 중간 평가 성격의 선거에서 패하면서 레임덕에 돌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다양한 권력형 비리는 이를 가속화하는 기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레임덕 없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주장은 박 대통령이 ‘레임덕 유발 요소’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군부에서 민간으로의 권력 이양 과도기였던 노태우 정권은 사실상 임기 내내 레임덕에 시달렸다.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이 70석, 통일민주당이 59석, 신민주공화당이 35석을 가져가며 여소야대 정국이 됐고, 정국을 전환하기 위해 감행한 ‘3당 합당’도 역효과를 냈다. 노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부터 지지율이 30% 이하(한국갤럽 기준)로 내려가 그대로 임기를 마친 유일한 대통령이었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에게는 1995년 지방선거 이후 레임덕이 찾아왔다. 서해페리호 침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 각종 사건·사고로 민심이 흉흉해진 상황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광역단체장 5곳을 얻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후 ‘한보 사태’가 벌어지고 임기 말에는 소위 ‘IMF’가 터지면서 YS는 최고 지지율과 최저 지지율 기록을 모두 보유한 대통령이 됐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DJ)도 중간 선거 패배와 권력형 비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115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133석을 얻은 한나라당에 패했고, 임기 말에는 소위 ‘최규선 게이트’ 등 측근 비리가 터지며 어김없이 레임덕을 겪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례없는 탄핵 사건으로 임기 내내 지지율이 요동쳤던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중간 선거 패배와 권력형 비리에서 비롯되는 레임덕의 사슬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취임 1년차부터 20%대로 추락했던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탄핵 역풍으로 일시 반등했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며 레임덕에 접어들었다. 형 노건평 씨의 권력형 비리가 드러난 것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레임덕은 2010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찾아왔다. ‘MB 심판론’의 기치를 내걸고 단일화를 시도한 야권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후 정몽준 대표가 사퇴하고, 한나라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이명박 정권에 ‘전면 쇄신’을 요구하면서 이 전 대통령도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박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8명의 광역자치단체장을 당선시키고,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에서 오히려 야당보다 많은 당선자를 냄으로써 조기 레임덕 위기를 넘겼다.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는 승리를 넘어 ‘압승’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가장 확실한 ‘레임덕 신호’인 중간 선거에서 여당이 계속 성과를 내고 있어, 선거 패배로 인한 레임덕이 발생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지율도 안정적이다. 한때 30%대(한국갤럽 기준)까지 떨어졌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후 상승일로를 걸으면서 40%대 중반까지 회복됐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강력한 지지 기반을 갖춘 데다 지지층 이탈을 유발할 수 있는 ‘친인척 비리’에서도 자유로운 만큼, 박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으로 레임덕에 접어들 가능성도 낮다는 관측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에서 볼 수 있듯이, 여당 내부에서 반기를 들 경우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김무성-유승민 체제에서 한동안 존재감을 잃었던 경험이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4월 총선에서 ‘진박’을 여의도에 입성시켜 행정부를 뒷받침할 세력을 형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23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상황이 와도 지지해줄 확실한 지지층이 있고, 친인척 비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고, 최악의 위기였던 지방선거도 잘 넘겼고, 총선도 이길 가능성이 높아 레임덕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면서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게 변수지만, 최악의 경제 상황이라는 지금도 이만큼 지지율이 나오는 걸 보면 그런 이유로 레임덕이 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변수는 여당의 내분인데, 이번 총선을 통해 친박계를 대거 당선시키면 그런 걱정도 사라질 것”이라며 “이렇게까지 무리를 하면서 비박계를 낙천시키려고 하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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