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점점 세상이 나이 든다고 한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맞이하고 있는 고령사회에선, 노인들이 사회의 주역이다. 이에 발맞춰 ‘나이든 이들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수많은 사례와 소설 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그 결정판일지도 모른다. 무려 은행털이를 시도하는 5인조 팔순 노인들의 대 활극이기 때문이다.
요양소에서 지내던 주인공 메르타는, 점점 나빠지는 복지에 분노해 ‘차라리 감옥이 낫겠다’며 친구들과 함께 범죄를 계획한다. 이렇게 결성된 노인 강도단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모험이 시작된다.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이 엉뚱한 범죄소설 속에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숨어 있다. 우리보다 한참 앞서서 고령화 사회를 맞고, 복지 정책을 시행한 북유럽 국가들의 고민도 비추어 낸다.
작가는 메르타와 그 친구들을 통해 노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인간적이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인간이 가진 본연의 에너지와 사랑에 대한 통찰이 녹여냈다. 구성이 조금은 얼기설기 엮여 약간은 허술해 보일 수 있지만, 몰입을 방해하거나 결코 뒷맛이 찜찜한 수준은 아니다. 주말 오후 쇼파에 기대 읽기 좋은 책을 찾는 이에게 스웨덴산 실버 시트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를 추천한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정장진 옮김|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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