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출범…亞건설시장, 수혜 건설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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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출범…亞건설시장, 수혜 건설사는
  • 최준선 기자
  • 승인 2016.03.06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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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동 건설사에 기회…각 사 아시아 지역 내 수주확대와 후속 수주에 중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 지난 1월16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총회 참석차 중국 북경을 방문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어대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공식 출범한 데 이어 정부가 아시아 지역 건설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까지 발표해, 팽창하는 아시아 건설시장의 수혜를 누릴 건설사는 어디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규모 공사 수요가 많은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아시아 건설 시장 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 현황을 살펴봤다. 현재 수행 중인 사업의 발주처로부터 확보한 신뢰가 해당 국가의 후속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IIB 내 한국 영향력 ‘2위’…건설시장 확대 위한 정부 지원 이어져

지난 1월16일 AIIB는 공식 출범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AIIB는 낙후됐던 아시아 지역의 지속적 성장과 사회발전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새롭게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중국 시진핑 정부가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와 함께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양대 비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AIIB 지분 중 3.81%를 확보했다. △중국(30.34%)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에 이은 다섯 번째 대주주지만, 내용면에서는 중국 다음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AIIB 이사로 선출된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지분이 우리보다 많은 러시아나 인도의 경우 지원을 해주는 적극적 입장이 아닌 지원을 받는 입장”이라며 “실질적으로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5일에는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AIIB 5명의 부총재 중 한 명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홍 회장은 투자위험관리를 담당할 CRO로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한국이 AIIB 내에서 우리 경제 규모에 걸맞는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사업 기회와 전문인력 진출이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25일 아시아 지역 건설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을 현재 10%대에서 오는 2020년까지 20%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침을 발표했다.

현재 1346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지역 인프라 건설 수요가 2021년 1875억 달러 규모로 약 40%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조치다.

이어 이달 3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산하 공공기관장과 연구원장, 금융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해외건설진흥 확대회의’를 열고 해외진출 건설사 지원책을 밝혔다.

이날 정부는 AIIB가 투자하는 사업에 정부가 조성한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와 ‘글로벌인프라펀드(GIF)’도 투자해 한국 건설업체가 수주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정된 해외건설촉진법이 지난달 시행돼 민간이 해외건설특화펀드를 설립할 수 있게 된 만큼 해외건설특화펀드도 AIIB가 투자하는 사업에 공동투자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높아지는 ‘亞 먹거리’ 기대감…주요 시장 내 진출 현황은?

정부가 해외건설사업 기회와 금융조달 등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건설업계 내에서는 아시아 건설시장 내 ‘먹거리’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AIIB 출범과 정부의 지원이 당장 건설사들의 사업 수주로 이어지리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정부가 해외 건설사업 침체에 대한 위기의식은 공유하고 있으니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의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지역은 아시아였다”라며 “대부분의 건설사가 중동 중심에서 탈피하려 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시장 내에서의 기회를 확대해줄 AIIB의 출범과 그에 대한 정부지원은 반길 일임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체감하는 정도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AIIB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에 어느 건설사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현재 발주 수요가 풍부한 아시아 시장 내 국가들을 중심으로 아시아 건설 시장 내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현황을 살펴봤다. 해외 사업의 경우 기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얻은 발주처로부터의 신뢰가 후속 수주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우선 AIIB에 가입한 아시아 국가 중 최근 5년간의 누적 수주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92억8000만 달러 규모의 실적을 기록한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같은 기간 전체 국가 중에서도 사우디(492억 7000만 달러)와 이라크(270억 달러)에 이은 3위다. 베트남 다음으로는 싱가포르(147억5000만 달러), 우즈베키스탄(92억2000만 달러), 말레이시아(76억3000만 달러), 인도네시아(72억2000만 달러) 순으로 많은 수주액을 기록했다.

베트남의 경우 삼성물산이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올렸다. 삼성물산은 최근 5년 국내기업이 베트남에서 수주한 공사의 금액 중 14%가 넘는 27억26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로도 국내기업 수주액의 20%에 달하는 사업을 따냈다. 수주한 사업의 대부분은 공장 건축 공사다.

GS건설도 최근 5년 22억 달러 규모의 실적을 올렸지만 지난해 이후로는 750만 달러 규모의 수주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경우 각각 지난 15년, 11년 이후 베트남에서 수주한 공사는 없다.

싱가포르에서는 현대건설이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최근 5년간 싱가포르에서의 국내기업 수주액 중 약 30%에 해당하는 약 43억6500만 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약 7억9000만 달러(약 8900억 원)에 해당하는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 공사’가 주요 공사다. 지난 2013년 GS건설과 함께 수주했다.

삼성물산도 싱가포르에서 최근 5년간 41억8300만 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수주한 5억4200만 달러(한화 6100억 원)의 ‘탄종파가 복합개발 프로젝트’가 눈에 띈다. 이 프로젝트는 지하철 역사와 연계해 64층 높이의 오피스·주거 빌딩과 20층 높이의 호텔 건물을 짓는 사업으로 올해 7월 완공되면 싱가포르 최고층 빌딩으로 자리 잡게 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이후로도 9억5000만 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아시아 지역 내 국내기업 진출 규모 3위인 우즈베키스탄의 경우에도 현대건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현대건설과 현대ENG의 수주액은 약 73억 달러 규모로, 우즈베키스탄에서의 국내기업 수주액 중 약 80%를 차지한다. 주요 사업은 쳔연가스액화처리(GTL) 정제시설 공사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업 형태로 수주했다. 지난해까지 미착공 상태였으나 올 상반기 중 첫 삽을 뜰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현장에서는 대림산업의 1000MW(메가와트)급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약 11억52000만 달러 규모로 지난 5년간 말레이시아 현장 단일 공사 규모로는 가장 크다. 더군다나 대림산업은 45개월(2014년1월~2017년 9월)만에 완료해야 하는 비교적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공기를 4개월이나 앞당겨 소화하고 있어 국내 건설사는 물론 해외 발전 프로젝트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 5년간 말레이시아에서 15억8500만 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리며 국내 기업 중 최다 수주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관인 PNB 자회사가 발주한 총 공사비 8억4200만 달러 규모의 ‘KL 118 타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완공시 동남아시아에서는 최고층, 세계에서도 3번째로 높은 건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최근 약 10억 달러(1조2000억 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목록을 AIIB에 제출할 예정인 인도네시아 시장의 경우 국내기업이 수주한 금액 중 현대건설의 비중이 가장 크다.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 중 약 7억 달러 규모의 ‘살룰라 지열발전소 건설공사’를 완공할 예정이다.

지금껏 최근 5년간의 아시아 주요 건설현장 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현황을 살펴봤다. 물론 업계에서는 최근의 수주 실적만으로 향후 수주 역량을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이 확대되면 그동안 다른 곳에 집중됐던 역량이 옮겨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외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기타 지역에 보다 많은 역량을 투자해 온 건설사들의 경우 AIIB 출범과 정부지원으로 인한 아시아 지역 내 수주확대의 효과를 보다 뚜렷하게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AIIB 내 영향력이 가장 큰 중국의 건설사들에게 수주기회가 쏠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대형 건설사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건축 공종의 경우 중국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공략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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