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의 재무설계>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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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의 재무설계>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 채완기 자유기고가
  • 승인 2016.03.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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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채완기 자유기고가)

얼마 전 대학에 입학하는 딸 아이의 계좌를 만들어주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는데 특별한 경품으로 유혹하는 새로운 상품이 눈길을 끌었다.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보험사를 제외한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면 예약을 받는 금융 상품으로써 이름은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다.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이나 적금은 물론 주식·펀드·ELS등 파생상품 투자가 가능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뜻한다.

ISA는 근로자와 자영업자, 농어민의 재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도입됐으며 가입 대상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특히 기본 5년의 의무 가입기간에 납입 한도는 연간 2000만 원이며 투자 한도는 이월되지 않는다.

투자자 성향 별로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몇 가지 정형화된 모델 포트폴리오를 골라서 가입할 수 있으며 유형은 운용 지시를 가입자가 직접하는 신탁형과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길 수 있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ISA의 가장 큰 혜택은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이 아예 없거나 아주 적다는 것인데,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 동안 돈을 인출해선 안되지만 금융상품 간 갈아타기는 가능하다. 즉, 5년동안 ISA 계좌를 유지해야만 비과세가 적용되며, 이미 영국과 일본에서도 ISA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금융위윈회의 자료에 따르면 ISA 상품의 금융회사 판매준비 상황을 중간 점검한 결과, 총 35개사(증권사 21사, 은행 14사)가 ISA를 출시할 계획이며, 이 중 33개사(증권사 19사, 은행 14사)는 오는 3월 14일부터 판매를 개시할 예정으로 파악되고 있다.

ISA는 금융회사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처럼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만든 상품이라도 고객이 정확하게 상품의 특징을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뜻하지 않게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일단 금융회사 자체 자산 배분 프로그램의 자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부득이하게 외부 자문사를 이용해야 한다면 이중으로 수수료를 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저위험 상품 위주의 구성을 한다면 본래 취지의 세제 혜택을 제대로 볼 수 없다.

ISA의 세제혜택은 연간 급여가 5000만원 이하인 경우 5년간 250만 원, 5000만 원 초과인 경우 5년간 200만 원이며, 세제혜택 최대 규모인 250만 원에 대해 15.4%의 세율을 적용한 비과세 혜택 규모는 38만5000원이다.

현재 K은행 정기예금 금리 최대는 연리 1.5%이므로 이자 신탁형 ISA계좌에 연리 1.5%의 예금 상품으로 1000만 원을 넣어놓으면 연간 이자 15만 원에 대한 세금 2만3000원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알려진 수수료율 0.5%를 적용한다면 수수료로 5만원을 금융사에 내놓아야 한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산관리에서 중요한 유동성을 5년간 포기해야 하는 상품이므로 자산의 필요 시기에 맞게 적절한 분산 투자가 필요하며, 비과세 혜택 때문에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금융 회사를 잘 활용해서 자산 관리를 해왔던 고객이라면 많은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알아서 비과세 상품 활용하고, 적당히 위험 자산군에 투자하며, 자신의 자산을 불려 왔던 고객이라면 섣불리 가입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ISA가 본래 취지대로 서민들의 재산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객들은 자신의 소득 규모와 자산 규모를 잘 살펴서 취지에 맞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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