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올 봄 쏟아지는 전세 계약 만료 물량이 지난해 대비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위축과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가 전세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매물로 전환될 수 있는 물량조차 줄어들고 있어 전세난 심화에 대한 우려가 보다 커질 전망이다.
10일 부동산114과 리얼투데이 등에 따르면 올해 3~5월 전국에 총 9만5751건의 아파트 전세 계약이 만료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전세 계약 만료 물량인 13만6535가구보다 29.9%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수도권 물량도 6만3479건으로 지난해(8만7138가구)에 비해 27.2% 줄었다.
이는 지난 2014년 3~5월 계약을 체결한 전세 물량이 전년 동기 계약을 체결한 전세 물량보다 30%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3~5월 전세 매물로 풀릴 수 있는 물량이 지난해 대비 줄어든 것이다. 이는 2014년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는 등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시행해 전세품귀현상이 보다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지난 2014년 8월부터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덩달아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 이자로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집주인들이 월세를 보다 선호하게 되면서 전세품귀현상이 뚜렷해졌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이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한 것도 2014년 말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계약 만료를 앞둔 전세 물량은 계약연장이나 월세전환 등으로 인해 전세 매물로 전환되지 않을 수 있다”며 “올 봄 전세 계약 만료 물량의 감소가 향후 전세 매물 공급 감소로 직결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 전년보다 적어졌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전세난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주택시장 3대 악재’, 즉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과 공급과잉 우려, 대출 규제 강화 등도 전세난을 깊어지게 하는 원인들로 분석된다. 주택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수요자들의 매매심리가 위축돼 전세 수요가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쏟아지는 재개발·재건축 공급물량으로 인한 대규모 이주 수요까지 전세수요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물량은 10만4000가구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체 분양물량(약 34만가구)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개발·재건축 이후 멸실로 인한 이주 수요는 6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택 매매를 유보하고 전세계약 연장을 택하는 기존 입주자들과 월세로 전환하려는 임대인으로 인해 전세 물량 공급은 감소하는 한편, 재개발·재건축 후 이주수요가 전세 수요를 증가시켜 전세물건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74%대에 진입해 지난 2월까지 16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해 전년대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도 2014년 4.36%보다 1.75%포인트 높은 6.1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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