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대전③] 김문수, “경기도정 경험 살려 대구 세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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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대전③] 김문수, “경기도정 경험 살려 대구 세일즈”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3.12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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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국병 시기...노동법 통과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 ⓒ 시사오늘

용호상박(龍虎相搏). 대구 수성갑은 말 그대로 용과 호랑이가 맞붙는 지역이다. 여전히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여권의 잠룡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몸을 내던진 투사’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만났기 때문이다. 승자는 일약 유력 대권 후보로 떠오를 수 있는 만큼, 세간의 눈길이 이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

‘경북고·서울대 동문 대결’의 치열함은 거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경기도를 잘 이끈 경험도 있고, 아무래도 야당은 못 미더워서 김문수 전 지사를 지지한다”는 쪽과 “군포에서 3선한 사람이 지역주의 깨려고 대구 내려와서 저렇게 고생하는데, 김부겸 전 의원을 한 번 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했다. <시사오늘>은 시계제로 상태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김문수 전 지사를 지난 4일 대구 수성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현장 분위기 좋아지고 있어… 여론조사 결과에 연연 안 해”

대구 수성구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50%를 상회하는 지역이지만,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전 지사는 김부겸 전 의원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지사에게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생각부터 물었다.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기관에서 다양하게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데, 들쭉날쭉하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여론조사는 참고 자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현장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대구가 우리당 지지도가 좋은 곳이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이 되면 잘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 날까지 가기 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여론을 반전시키려면 명확한 비전을 보여줘야 할 텐데, 침체된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경기 도정 8년의 오랜 경험과 역량, 네트워크가 있다. 이것들을 최대한 살릴 생각이다.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을 가리지 않고 데려오고, 여기 있는 기업도 키워내야 한다. 창업도 지원해서 파이를 키울 것이다. 해외에 나간 국내기업도 유턴시켜야 한다. 대구는 경쟁기반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연결해 세일즈 하는 게 관건이다. ‘대구 세일즈’를 하겠다.”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지지율이 낮은 편이다. 젊은 층의 지지를 끌어낼 만한 일자리 창출 방안이 있나.

“경기도지사 시절에 8년 동안 94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이 창출한 일자리 수는 24만 개였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기업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100조 원, 150억 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했던 경험이 있다. 또 모든 기업에 인턴제 같은 것을 도입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신 성장 동력 콘텐츠 개발로 젊은 층을 흡수해야 한다. 경제·의료·교육·복지 사회 전 부문에서 대구 경제 리뉴얼이 필요하다고 본다.” 

▲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 ⓒ 시사오늘

 “김부겸, 정치인으로서 신의 부족해”

김 전 지사는 경기도지사 시절 ‘뻥쑥골’이라는 도정 핵심사업으로 눈길을 끈 적이 있다. ‘뻥쑥골’이란 ‘뻥 뚫리는 경기도(교통)’, ‘쑥쑥 성장하는 경기(경제)’, ‘골고루 잘 사는 경기도(복지·교육)’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대구 수성구를 위해 준비한 핵심 공약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경기지사 때 ‘뻥쑥골’이라는 재치 있는 공약을 내걸었던 적이 있다. 대구에서는 그런 공약이 없나.

“대구에서는 큰 공약이 아니고 3호선 연장과 경부선 광역철도화 사업 두 개를 연결해서 가천역이라는 환승역을 만드는 게 있다. 아직 경선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다 공개하지는 않았다. 교통이나 일자리 이런 분야에는 제가 조금 경험이 있으니까 앞으로 계속 정책이 나올 거다.”

-앞으로 나올 공약에 대해 힌트를 준다면.

“우선 대구스타디움 주변 테마파크를 만들어야 한다. 기존 인프라에다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면 대구를 대표하는 명물이 될 수 있다. 수성알파시티도 있다.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지식과 의료를 결합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강남 못지않은 교육 1번지도 만들어야 한다. 아까 말한 지상철도 3호선 연장이나 경부선 광역철도화 사업도 있고, 시지와 안심 사이 교통망 구축도 해야 한다. 범안삼거리부터 황금동 가는 도로 개통도 필요하고. 금호강 주변 개발을 통한 친환경 문화단지 조성도 계획 중이다.”

-전체적으로 도시계획 위주인 것 같은데, 도시계획이 김부겸 후보에 비해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우리나라 어떤 국회의원보다도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일자리 만들기도 직접 해보지 않았나.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해봤다. 경기도지사 8년 동안에 전국 일자리 43%를 만들어봤으니까.”

-김부겸 후보와 경북고·서울대 동문인 것으로 안다. 김부겸 후보에 대해 평가를 듣고 싶다.

“서로 존중하고 좋아하는 선후배 사이다. 다만 정치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김부겸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정책 대결보다는 감정 정치에 치우치고 있다. SNS에 떠도는 내용을 각자의 지인들과 SNS에서 공유한 것에 대해 고소·고발하는 건 너무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가. 정치인으로서의 신의도 부족하다. 보궐선거라는 게 당이 온 당력을 집중해서 지원하는 건데, 그걸 통해 당선되고는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기지 않았나. 최근에는 또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개인 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본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에는 능력이나 조직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 ⓒ 시사오늘

 “사드 배치, 필요하지만 대구 아닌 전방에 배치돼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김 전 지사도 지난달 “자위권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구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대구 지역 후보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사드가 방어 무기인 만큼, 미군이 많이 배치된 지역에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드 대구 배치설이 돌고 있는데.

“사드는 방어용 무기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아닌가. 당연히 미사일을 방어해야 하는 곳은 미군의 기지다. 미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 1단계가 될 것이고, 그러려면 미군이 많은 지역에 배치될 것이다. 대구는 미군이 별로 없다. 제일 많은 데는 평택, 의정부, 동두천 이런 데다. 1조 원씩 들여서 자국민들 자국 군인들 안 지키고 다른 데 배치하는 게 상식적으로 안 맞다. 간단한 이야기 아닌가. 내가 방어 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자국민 안 지키고 다른 사람에게 먼저 주겠나.”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하다 보니 대구가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무래도 평택은 중국과 너무 가깝지 않나.

“평택이나 대구나 중국에서 볼 때는 한 동네다. 중국이 신경 쓰는 것은 사드 배치를 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부분이지 어디에 하느냐는 큰 문제가 아니다.”

-테러방지법 또한 최근 중요한 안보 이슈로 떠올랐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돼야 했다고 보나.

“테러방지법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필요한 거 아닌가. 문제는 테러를 누가 방지할 것인가 하는 건데, 역시 국정원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국정원이 정보기관이니까. 테러가 터진 다음에 테러범을 잡는 건 경찰이나 군 테러 기구, 이런 데서 할 수 있지만, 사전 예방은 정보기관에서 해야 한다.”

-국정원에 과도한 권한이 주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큰데.

“국정원이 뭐 과도한 권한이 있나. 지금 국정원은 형편없지. 대북 관계에서도 정보가 없지 않나. 김정은이 외국 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정보가 완전히 무너진 거다. 자기 기능을 못할 정도인데. 테러가 터지고 희생이 발생한 다음에 보상을 해주는 건 하책이다. 미리 방지하는 게 중요하지. 그러려면 국제적인 정보 협력이 필요하고 국내에서도 테러 집단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기득권 안 놓는 강성 노조, 청년들에게 피해 입혀”

김 전 지사는 중앙 정치와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한 정치인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와 행정 양면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은 정치 현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테러방지법보다 더 첨예하게 여야의 갈등이 나타나는 부분이 노동법이다. 노동법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노동법은 통과돼야 한다고 본다. 영국병, 일본병 이런 게 있지 않았나. 지금은 한국병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의 소위 노동 귀족들은 억대 이상 연봉을 받고 잘 살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취직도 안 되고 다들 어렵다. 이런 격차를 가지고 있는 걸 다 알면서도 못 고치고 있다. 이미 기득권을 가진 강성 노조들이 자기 기득권을 안 놓으니까 돌파가 안 되는 거다. 그러니까 젊은 청년들이 피해를 본다. 안 나가니까 들어갈 데가 없는 거 아니겠나.”

-지난 2월 25일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3주년이었다. 박 대통령의 지난 3년을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세운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 통진당(통합진보당) 해산이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부분이니 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경제적인 성과가 크지 않은 것은 문제다. 경제 성장률, 일자리 창출, 신산업 육성 같은 부분에서 답보 상태다. 여기서 성과를 내야 한다. 경제 부분에서는 아직 성과가 없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마지막으로 수성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성구민들은 전국에서도 가장 학력이 높고 소득도 높다. 국가적으로 최상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늘 긍정적인 방안을 내주셨으면 한다. ‘헬 조선’ 이런 것보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고 남북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지, 이런 데 대해 긍정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주역이 돼주셨으면 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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