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근접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달 서울지역에서 거래된 전·월세 아파트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서민층을 넘어 중산층까지 주거비 부담에 휘청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46개월 연속 상승하며 전세가율(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이 80%를 넘어서는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는 △군포(84.2%) △의왕(82.4%) △안양(81.3%) 등의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으며 서울에서는 △동대문구(80.3%) △관악구(80.2%) 등의 전세가율이 80%를 웃돈다. △경기 고양시(79.4%) △인천 부평구(79.4%) △서울 동작구(79.9%) △서울 구로구(79.7%) 등의 전세가율도 80%에 육박한다.
그러나 이는 전세가율 평균치일 뿐 서울 성동구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한 곳도 등장했다. 이들 단지의 경우 매매가가 하락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더욱이 앞으로 월세 전환으로 인한 전세 품귀현상이 보다 심화돼 전셋값은 상승하는 반면 매매가는 주택시장 침체로 안정세를 보이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깡통전세 우려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9909건으로 이 중 준월세와 준전세 등을 포함한 월세 거래량은 3840건을 기록해 38.8%를 차지했다. 37.8%로 집계됐던 지난달의 월세 비중보다 약 1%, 지난해 3월보다는 7.6% 상승한 규모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1월 15.4%를 기록한 이후 2013년 1월 처음 20%를 돌파해 지난해 3월 30%를 넘어섰다.
전환속도도 보다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전월세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4% 감소했지만 이 중 월세 거래량은 27% 증가했다. 2월 기준 전년대비 월세 비중 증가 폭도 지난해 3.4%(2014→2015년)에서 9.1%(2015→2016년)로 커졌다.
전세난 속 빨라지고 있는 전·월세 전환으로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은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가계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월평균 주거비는 월 7만4227원이다. 1년 새 20.8% 급증한 것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다. 주거비 통계에서 자가와 전세의 월 주거비는 계산되지 않기 때문에 평균 주거비 상승은 월세가구 증가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금리로 인한 월세시대의 도래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지만 정부까지 나서서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며 “뉴스테이나 행복주택 등 정부의 대책이 서민 부담 완화에 당장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로운 임대주택 정책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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