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격전지③]안대희-노웅래 캠프, 신중함 속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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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격전지③]안대희-노웅래 캠프, 신중함 속 ‘자신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0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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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변화', 노웅래 '지역 일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서울 마포갑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지역구로 꼽힌다. ‘차기 대권 잠룡’으로까지 거론되는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와 이 지역의 토박이로 17, 19대에 이어 세 번째 금배지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후보가 정면 승부를 벌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포갑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승규 후보가 안 후보를 단수 추천한 데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국민의당 홍성문 후보까지 도전장을 던지면서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까지 형성됐다. 여기에 복지국가당 이상이 후보까지 가세한 마포갑은 그야말로 시계제로 상태다.

지난달 31일, <시사오늘>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전을 벌이고 있는 안 후보와 노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았다. 안 후보와 노 후보 측은 모두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지역민들이 결국 우리를 선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 선거사무소 ⓒ 시사오늘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 선거사무실은 대흥역과 공덕역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입구 좌측의 ‘마포의 힘, 안대희 후보님께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붙은 플라스틱 상자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상자를 촬영하는 기자에게 한 스태프가 다가와 “지역 주민들의 뜻을 직접적으로 듣고 반영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 안대희 후보 사무실의 여론수렴함 ⓒ 시사오늘

사무실 중앙에 놓인 몇 개의 테이블에는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기자가 안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이제는 한 번 바뀌어야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옆에 앉은 지지자는 “안 후보는 대권 후보로도 거론되는 거물 아니냐”며 “마포 발전을 위해서는 거물이 한 번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무실 뒤쪽에는 ‘마포와 대한민국을 바꿔라!’, ‘낡은 정치를 바꿔라!’라는 포스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마포갑 현역 의원이자 지역 토박이인 노 후보를 의식한 듯했다.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노 후보가 여기서만 40년 정치를 하다보니 지지 기반이 좋다. 여론조사도 아직은 노 후보가 앞선다”며 신중한 모습이었다. 

▲ 변화를 강조한 안대희 후보의 포스터 ⓒ 시사오늘

하지만 그는  "그렇지만 여기서 40년을 했다는 것은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와 연관된다는 의미도 된다"며 "사람을 바꿔야 한다.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지만, 우리는 올라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후보 선거사무소 ⓒ 시사오늘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후보 선거사무실은 대흥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가자, 알록달록한 오른쪽 벽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벽면에 가득한 포스트잇에는 노 후보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가득했고, 그 옆에는 폴라로이드 사진이 붙어 있었다. 노 후보 캠프의 한 스태프는 “마포구 주민들이 노 후보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노 후보는 항상 지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 노웅래 후보 사무실 벽면에 붙은 포스트잇 ⓒ 시사오늘

사무실에 장식된 노 후보의 포스터에는 ‘오직 여러분!’, ‘오직 마포!’라는 간단한 메시지만 적혀 있었다. ‘변화’를 말하는 안 후보와 달리, 노 후보는 ‘마포 토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듯했다. 노 후보의 부친 노승환 전 의원은 마포구에서만 5선을 하고 38, 39대 마포구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자연히 노 후보도 학창 시절 대부분을 마포에서 보냈다. 

▲ 노웅래 후보 사무실 벽면에 붙은 포스터 ⓒ 시사오늘

노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같은 날 나온 여론조사도 두 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있다. 그냥 추세만 참고한다”며 “그냥 열심히 할 뿐”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우리 후보는 정말 열심히 한다. 명함에 본인 핸드폰 번호를 적어놓고 지역민들의 연락을 받고, 직접 돌아다니면서 민원을 접수하기도 한다. 열심히 하는 데 장사 있겠느냐”며 빙그레 웃었다.

캠프에서 나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여론은 반반으로 갈라졌다. 노 후보를 지지하는 쪽은 그의 성실성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상점을 경영하는 한 60대 남성은 “노 후보는 이 앞을 정말 많이 지나다닌다. 뭐가 불편하냐고 묻기도 하고, 실제로 해결하기도 하고. 정말 일 잘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을 경영하는 한 40대 남성 역시 “노 후보가 일을 참 잘하는 사람이다. 열심히 하기도 하고. 거물 거물 하는데 그런 사람 뽑아봐야 자기 대통령 되려고 하지 지역 일에 신경이나 쓰겠나”라고 꼬집었다.

반대로 마포를 발전시키려면 중앙 정치에서 ‘힘을 쓸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40대 여성은 “서울여고 옆에서 30년을 살았는데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나오면 뭐가 달라져도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울여고 앞에서 만난 60대 남성 역시 “이번에는 안 후보를 한 번 찍어볼 것”이라면서 “마포에서는 한 번도 대통령 될 만한 사람이 나온 적이 없다. 한 번 키워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안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읽혔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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