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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숙, “헤어 제품, 천연성분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천연성분 표방하는 헤어 제품에도 화학성분 다량 함유돼 있어”
2016년 06월 26일 (일)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현명숙 레오놀그렐 대표이사는 천연성분 헤어제품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한 현실과 대안을 들려줬다. ⓒ 시사오늘

‘옥시 사태’는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일상적으로 사용해오던 가습기 살균제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사실은 ‘눈앞의 공포’로 다가왔다. 옥시 사태 이후 대한민국은 ‘케미 포비아(chemical + phobia)’ 사회가 됐다. 이제 사람들은 화학성분 제품에 두려움을 느낀다.

자연히 ‘천연성분’이 대세가 됐다. 화학제품 대신 천연성분 제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노 케미(No-Chemicals)족’이 등장했을 정도다. 소비자들이 화학제품이 포함되지 않은 천연성분 제품을 찾으면서, 판매자들도 수요에 맞춰 ‘천연성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천연성분 제품이 ‘진짜’ 천연성분 제품인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천연성분을 표방하는 헤어제품들의 실제 구성성분을 보면, 화학계면활성제와 화학방부제, 화학컨디셔닝제, 광물성오일 등이 다량 함유돼있다. 다이메티콘(dimethicon), 트리메치콘(trimethicon), 사이클로메치콘(cyclomethicone), 사이클로펜타실록산(cyclopentasiloxane) 등 ‘-con’, ‘-siloxane’으로 끝나는 물질은 ‘실리콘’ 성분이다. 천연성분 제품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실리콘과 같은 화학물질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레오놀그렐(Leonor Greyl) 현명숙 대표이사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천연성분 헤어제품 수입 사업에 뛰어든 인물이다. 〈시사오늘〉은 지난 21일 북아현동 사옥에서 현 대표이사를 만나 천연성분 헤어제품의 현실과 대안에 대해 들어봤다.

샴푸에 함유된 실리콘, 탈모 유발할 수 있어

-천연성분 제품을 수입하게 된 계기가 있나.

“1994년부터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10년 전 스트레스 때문에 프랑스로 여행을 가게 됐는데, 거기서 대규모 화장품 박람회를 하고 있더라. 전시장에서 레오놀그렐을 처음 알게 됐다. 현장에서 두피케어를 받아보고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제품을 구매해 한국으로 돌아와 계속 제품을 사용했고, 피부과에서 탈모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테스트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제품의 효능에 확신을 갖게 되더라. 그걸 계기로 천연제품 수입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유명 브랜드가 아니다. 관심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요즘 사람들은 어묵 하나를 사도 이것저것 따지면서 산다. 그만큼 현명한 소비자가 됐다. 하지만 세정 제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옥시 사건’이 터지고, 화학제품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우리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유해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로 유명하니까.”

-예전과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샴푸나 바디워시 같은 세정 제품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사실 그게 큰 문제다. 샴푸 구성 성분을 잘 살펴보면, 화학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가 있다. 특히 실리콘이 다량 함유돼 있다. 실리콘은 윤기를 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건 플라스틱으로 모발을 코팅하는 것과 같다. 일시적으로 부드러움은 주지만 결과적으로 영양공급을 막아 오히려 모발이 손상될 수 있다. 이렇게 실리콘으로 샴푸를 하면 잘 헹구지 않았을 경우 잔여물이 남아 두피의 호흡을 방해할 수 있다. 그래서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이런 건 두피가 건강할 때는 못 느끼지만, 스트레스 등으로 두피에 문제가 생기면 금방 예민하게 반응한다. 식중독처럼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병이 나는 거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항상 구매할 때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더더욱 주의해서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유해성분은 혈액을 타고 몸에 흡수되고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천연성분'이라는 문구만보지말고 꼼꼼히 성분을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 시사오늘

-그럼에도 실리콘을 꼭 포함시키는 이유가 있나.

“실리콘은 싼 값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효과를 준다.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크림 같은 질감으로 모발을 부드럽고 윤기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샴푸에 실리콘이 안 들어가면 뻣뻣해진다. 최선의 방법은 실리콘을 대체할 만한 성분을 자연에서 찾는 건데, 그렇게 되면 가격이 비싸진다.”

-이미 묻어 있는 실리콘을 제거할 수는 없나.

“제거는 가능하다. 모발 타입과 기존에 어떤 제품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다르지만, 며칠에 걸쳐 지속적으로 실리콘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면 실리콘을 분해할 수 있다.”

성분 꼼꼼히 따져보고 현명한 소비해야

-충격적인 이야기인데,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일일이 따지기도 어렵고, 설사 따져 봐도 그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혹시 소비자들에 줄 수 있는 제품 선택 팁은 없나.

“우선 소비자 스스로가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입에 들어가는 걸 살 때 아무 것이나 사지 않는 것처럼, 세정제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핸드폰에 화학성분 이름을 저장해두고, 구성 성분과 비교해보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한다. 제품 뒷면의 구성성분을 보면, 가장 많이 들어간 성분이 맨 앞에 표시돼 있다. 뒤로 갈수록 함유량이 적은 거다. ‘천연성분’이라는 광고만 보고 구매하기보다는 성분을 살펴보면서 구매하면 현명한 소비가 될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지나치게 싼 제품은 피하는 것이다. 실리콘은 비싼 천연성분을 대체하는 물질이다. 가격이 싸면 쌀수록 화학성분이 많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사옥이 안산 아래 북아현동에 있는 이유가 있다. 저는 직원들에게 건강을 굉장히 강조한다. 그런데 회사가 시내 한복판에 있을 때, 우리 직원들이 추운 날씨에도 다 히터를 끄고 일하는 걸 봤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답답하고 힘들다고. 그래서 빌딩숲이 아닌 나무가 많고 온돌이 되고, 쾌적하고 좋은 환경이 필요했고 직원들에게 보다 건강한 환경, 업무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다.

저는 소비자들도 최대한 건강을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진정한 가성비가 무엇인지 꼼꼼히 따지는 현명한 소비로 건강을 지키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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