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경쟁구도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대 손학규 전 대표'의 전초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손 전 대표의 영입을 놓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정국이어서, 더민주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정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파색이 뚜렷한 후보 라인업
현재 더민주 경기도당위원장 출마가 유력한 후보들은 전해철, 김경협, 이언주, 이원욱 의원 등으로 모두 계파색이 뚜렷한 인사로 통한다.
전 의원과 김 의원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시절 문 전 대표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고,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후에는 '문재인을 지키는 사람(문지기)'라는 모임을 조직해 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거듭났다.
특히 전 의원은 한때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비서관 등과 함께 '3철'로 불리며 '문재인 비선' 의혹을 샀던 장본인이고, 김 의원은 지난해 "비노(비노무현)는 새누리당의 세작"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당직 자격정지 중지라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언주 의원은 손학규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 광명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의원으로, 19대 총선 당시 손 전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손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도 이례적으로 강진 칩거에서 벗어나 이 의원의 선거사무실을 직접 찾아 격려한 바 있다.
이후 이 의원은 '문재인 흔들기'를 주도하면서 비주류 진영의 대표적인 얼굴 마담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정청래 전 의원의 '공갈 사퇴' 파문은 이 의원의 계파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이 의원은 정 전 의원에게 "도를 넘었다"고 날 선 비판을 한 반면, 주승용 의원에 대해서는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라며 감쌌다.
이원욱 의원은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의장 계열로 분류되는 인사다. 이 의원은 정 의장의 대학교 직속 후배로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정세균 캠프 대변인을 역임했다.
친문계 vs. 손학규계 '용호상박'…'단일화'·'孫 복귀설' 변수
더민주 경기도당위원장은 오는 8월 21일 선출된다. 차기 경기도당위원장은 차후 인천광역시당위원장과 호선을 통해 당 지도부로 곧장 합류하게 된다. 지금까지 판세는 친문계와 손학규계가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는 눈치다.
전해철, 김경협 의원 등 친문계 후보군은 '시점'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이 1년 6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언주 의원 등 손학규계 인사들은 '조직'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 경기도당위원장인 이찬열 의원은 정치권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또한 지난 4·13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한 손학규계 인사들이 대거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조직력에서 친문계에 앞설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정세균계 이원욱 의원은 출마하더라도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정 의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위치에 있는 데다, 세력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약하기 때문이다.
변수는 친문계의 후보 단일화와 손 전 대표의 복귀설이다.
현재 친문계 가운데 경기도당위원장에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는 전 의원, 김 의원뿐만 아니라 윤호중 의원 등 4~5인이다. 이들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더민주 지도부가 손 전 대표에게 열렬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당과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손 전 대표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데, 그게 바로 경기도당위원장으로 누가 선출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 당내 일각서 나온다.
손학규계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더민주 경기도당의 한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손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도 손학규계가 밀리면 그가 복귀하고 싶겠느냐"며 "더민주가 정말 손학규를 원하고 있다는 인식을 줘야 손 전 대표가 빠른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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