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펼쳐진 4.29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0:5’라는 처참한 패배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 1년 2개월의 국정운영 및 야당의 견제 기능에 대한 민심의 향배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향후 정국을 전망해 봤다.
 

▲     박희태 대표가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뉴시스

 
◇한나라 지도부 책임론 대두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결과가 최악의 상황인 ‘0대5 패배’ 시나리오만 피하면 집권 2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와 여권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지도부의 바람은 경북 경주, 울산북, 인천부평을에서 승리를 한며 최대 3승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전패였다.

경주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정종복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 당시 친박 진영이 지목한 ‘보복 공천 3인방(이재오, 이방호, 정종복)’에 속한다. 정 후보가 생환한다면 친이 진영에 적지 않은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친박 무소속을 자처한 정수성 후보에 덜미가 잡혔다.

부평을은 박희태 대표가 선거전을 진두지휘한 곳이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대야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게될 것으로 판단한 것. 그러나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가 민주당 홍영표 후보에게 패했다.

울산북 역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올인하다시피 공들인 곳이다. 그러나 진보정당 후보들의 단일화가 이뤄진 후 출마한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승리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 한 군데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현 지도부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특히 경북 경주 선거와 관련, 무소속 정수성 후보 사퇴종용 논란의 한가운데 섰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2선 후퇴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울산 북에서 올인하다시피 했던 정몽준 최고위원의 위상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 귀국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역할론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승수 후보 © 뉴시스

 
◇진보신당 원내진입 ‘성공’
지난해 3월 창당한 진보신당이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당선자를 배출해 1년 만에 원내 진입에 성공해 진보세력 한 축으로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는 29일 실시된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와 치른 진보대 보수의 일전에서 승리했다.

조 후보의 당선으로 울산지역에서 다시 진보진영에 대한 인식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진보세력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진보'라는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 관계자는 "비록 한나라당이 지역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권력을 석권하고 있지만, 울산의 민심을 대변하는 활동을 하지못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번 조승수와 진보신당의 승리로 울산에서 진보정치세력, 특히 진보신당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대단히 많이 변화할 것이고, 위상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진보진영을 승리를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맞서 약진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민노당과의 단일화 문제 등 변수가 있겠지만 이 문제도 슬기롭게 헤쳐나가 진보세력이 내년까지 확실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보신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당 후보가 진본진영 단일후보로 선정돼 당선된 것은 물론 창당 1년만에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진보세력의 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진보신당이 창당 1년만에, 거대 집권여당에 맞서 영남에서 교두보를 확보한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특히 민주당 등 기존 보수야당들이 대안야당으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진보신당의 국회 진입은 향후 국민들의 여론변화에 중요한 계기를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기대했다.
 
◇불패신화 박근혜 위력 과시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일대 파란이 일어났다. 흔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된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의 정수성 후보가 한나라당 텃밭 경주에서 거대 여당 정종복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물론 정 후보 승리의 뒤편에는 박근혜가 있었다.

정 후보 승리 뒤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박사모의 지원이 있었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의 폭발성이 다시 한번 입증돼 향후 친박계 인사들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박풍'을 넘어서지 못하고 바닥민심 잡기에 또다시 실패하는 비운을 맞게 됐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지난 18대 총선에 낙선했던 인사를 또다시 공천하는 모험을 걸고 당세를 기울여 총력을 집중했지만 결과는 역시 실패로 드러나 향후 정국 운영에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     민주당 후보가 부평을에서 승리하자 환하게 웃는 정세균 대표 © 뉴시스

 
◇정세균 대표 순항, 대권후보로
민주당 텃밭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해 정세균 대표는 ‘공천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언론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정세균 대표는 인천 부평을에서 승리함으로서 ‘책임론’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정세균 대표와 당권파는 수도권 선거인 부평을에 당력을 집중했다.

민주당 내 한 고위관계자는 “전국정당화를 추진해야 하는 민주당의 입장에서 보면 전주 선거보다 수도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천 부평을 선거 결과에 당운을 걸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 부평을에서 승리하면 정세균 대표가 힘을 받을 게 분명하고 패한다면 책임론이 대두될 게 확실했다”고 전했다.

이번 부평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서 정세균 대표는 당 안팎에서 대권후보로 분류되는 정동영을 비롯해 손학규 한명숙 추미애 등과 함께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게 됐다.
 
◇어정쩡한 ‘정동영’ 복당은 ‘글세’
4·29 전북 전주 재선거는 한 마디로 '무소속 신건·정동영 후보 연합'의 승리로 대변되고 있다.
기존 '무소속 돌풍'과는 다소 성격이 다른 이들의 당선은 '민주당 복당'을 근간으로 한 무소속 후보들의 반란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민주당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을 깨트리며 인물 본위 선거를 펼쳤다는 점에서도 향후 전주 선거의 판도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전북선대위는 '당이 분열하느냐 화합하느냐 하는 중차대한 선거', 이에 반해 신건·정동영 연합은 '민주당의 체질개선, 변화와 개혁을 위한 중차대한 선거'로 각각 이번 선거를 규정하며 상반된 시각 차를 보였다.

결국, 신건·정동영 연합의 승리는 민주당의 체질개선을 바라는 전주 2개 지역 유권자의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동영 후보는 이번 선거내내 유세현장에서 “당선되면 민주당에 복당하겠다”고 입버릇처럼 호소했다.

하지만 복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정동영의 승리뒤에는 ‘반쪽’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만약 인천 부평을에서 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패했을 경우 정세균 대표의 ‘책임론’을 등에 업고 정동영 후보가 다시 복당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부평을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정세균 대표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