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 이정현 의원(3선.전남순천시)이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사상 첫 호남 출신 여당대표가 되며 지역주의를 파괴한 셈이다. 이 대표가 뒤집은 법칙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번 전대 내내 캠프도 차리지 않는 파격을 선보이는가 하면, 계파 내 단일화 없이 완주하며 더욱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우선 이 대표는 새누리당과 그 전신인 한나라당을 포함, 보수정당 최초의 호남 출신 당 대표다. 그간 한국 보수정당의 당 대표는 영남 출신이 주로 독식해왔다. 간혹 수도권이나 충청 출신이 당을 맡기도 했으나 단 한 차례도 호남 출신에게 문이 열린 적은 없었다. 과거 상도동계의 핵심 인사인 김덕룡(DR) 전 의원이 한나라당 시절 원내대표까지 지낸 적이 있을 뿐이다. 호남 유권자의 숫자도 3%에 불과해 지역 몰표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일관성 있는 호소로 당원들의 마음을 끌어 모았다. 9일 전당대회 당일, 이 대표의 연설이 끝나자 지역별로 앉아있는 전국 대의원들의 모든 자리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영남지역의 후보 두 사람과 수도권 후보를 모두 누르며 당선됐다.
또한 이 대표는 선거캠프를 따로 차리지 않았다. 보좌관 몇 명과 함께 최소한의 인원과 홍보물로 전대를 치렀다. 자신이 지역구에서 당선될 당시의 전략 그대로, 전국을 돌면서 연설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투어 형식의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 강력한 스킨십은 이 대표의 소탈한 이미지,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고, 결과적으로 대 성공을 거뒀다. 전당대회 당일조차 이 대표는 현수막 몇 장외엔 그 흔한 명함도 돌리지 않았다. 다양한 물량 공세를 펼쳤던 다른 후보들이 오히려 궁색해 보일 정도였다.
게다가 이 대표가 단일화 없이 승리를 일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상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결 구도에서, 비박계는 주호영 의원으로 단일화에 성공했다. 잠깐 나왔던 친박계 단일화 이야기와 무관하게 이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독 완주를 주장했다. 지금이야 자신감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처음엔 ‘완주’에 의의를 둔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오더 논란’이 일긴 했지만, 단일화가 승리로 이어진다는 공식은 일단 부순 셈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10일 <시사오늘> 과의 통화에서 “이 정도의 큰 승리는 당내에서 별로 예측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그만큼 이 대표가 넘은 산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당직자는 “물론 이 대표 경우처럼 선거방식이 바뀌고, 캠프가 사라지고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상당한 파문을 던진 것은 사실이다. 경험 많은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말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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