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계속되는 열대야에 더해 새벽까지 리우 올림픽 중계가 이어지면서 심야 시간 온라인 쇼핑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 못 이루는 소비자들 덕에 관련 업계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 11일 진종오 선수의 금메달 결정전과 축구 멕시코전 전후로 주문량이 급증했다.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의 기쁨을 안자 같은 시각 CJ오쇼핑에서 방송 중이던 ‘LG 정수기 렌탈’의 주문량이 전주보다 2배 증가했다.
이어 한국 축구 대표팀의 마지막 예선 경기가 시작된 오전 4시, CJ오쇼핑은 구스다운과 알파카 코트 등 역시즌 패션상품을 판매했다. 이날 CJ오쇼핑은 축구 경기 전후를 포함한 3시간 30분 동안 총 7400여 세트를 판매해 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주 동일 시간대보다 무려 4배 높은 매출이다.
첫 금메달 소식을 안겨준 양궁 단체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양궁 남자 단체와 유도 여자 48kg의 결승전이 진행된 7일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CJ오쇼핑은 여행과 패션 상품을 판매했다. 4시간 동안 3200여개의 상품이 판매돼 주문량이 전주 대비 2배 늘었다.
지난 8일에도 홈쇼핑은 금메달 효과를 톡톡히 봤다. 양궁 여자 단체와 유도 남자 66kg의 결승전이 중계된 새벽 2시부터 4시간 동안 CJ오쇼핑은 에어서큘레이터와 식품, 여행 상품을 방송해 전주 같은 시간대보다 3배 높은 주문량을 기록했다.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지난 10일 펜싱 에페 경기 때는 TV홈쇼핑도 ‘깜짝’ 실적을 냈다. 이날 새벽 4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여름 침구와 레포츠 의류 판매 생방송에서는 전주보다 주문량은 7배, 매출은 3배가 늘었다. 금메달이 결정된 오전 6시부터 75분간 방송한 ‘풋사과 다이어트’ 매출은 목표 대비 50%를 초과 달성했다.
서성호 CJ오쇼핑 편성전략팀장은 “한국 대표팀의 경기 성적이 좋을 때 TV홈쇼핑의 주문량이 전주 대비 최대 7배 상승했다”며 “평소 재방송으로 진행되던 새벽 시간대에 생방송으로 경기 실적에 맞게끔 수시로 방송 계획을 바꾼 덕분”이라고 말했다.
홈쇼핑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도 열대야와 올림픽 중계에 힘입어 ‘심야 특수’를 누렸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가 두드러졌다.
지난 15일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매출은 올해 상반기(1~6월) 같은 시간대 평균보다 28% 많았다. 전달인 지난 6월 동시간대 매출보다는 25% 늘었으며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46% 뛰었다. 지난 6일부터는 심야 올림픽 중계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1~7일 오후 10시~자정 매출은 지난달 대비 약 9% 늘었다.
특히 심야 온라인 소비는 PC보다는 모바일(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졌다. 티몬의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오후 10시~자정 시간대 PC 대비 모바일 매출 비중은 하루 전체 평균(80%)보다 5%포인트 높았다.
매출 기준 늦은 밤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해외여행 상품이었고, 냉방기기를 비롯한 가전·디지털 제품과 출산·유아동용품이 뒤를 이었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9일부터 지난 8일까지 한달 간 심야(오후 10시~오전 0시)와 새벽(오전 0~2시) 모바일 부문 매출이 직전 1개월(6월 9일~7월 8일)보다 각각 13%, 17% 뛰었다.
심야·새벽 시간 구매자 대부분은 30대 여성이었고 30대 남성의 구매액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30대 남성 고객의 심야·새벽 매출은 한 달 사이 10% 이상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 1위는 에어컨·선풍기·제습기류 가전이다. 폭염으로 심야·새벽 매출이 한 달 사이 59% 급증했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숙박·항공(53%↑)과 캠핑·낚시(33%↑) 상품군도 이 시간대 특수를 누렸다.
김학종 티켓몬스터 해외투어본부장은 “무더위와 올림픽 중계로 새벽까지 깨어있는 소비자들이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여행상품 등을 간편하게 구매하면서 심야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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