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정상화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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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정상화는 ‘미지수’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8.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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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침체·미분양 악재…적자폭 개선 시일 걸릴 듯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외부 투자자를 모집하지 않고 단독으로 인수하기로 했지만, 대우건설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를 반영하듯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3일 대우건설 주는 평소보다 600원(3.60%) 오른 1만600원대까지 반짝 상승했다.
 
▲ 산업은행이 외부 투자자를 모집하지 않고 단독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 뉴시스

6일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자체자금으로 사모투자펀드(PEF) 조성과 투자목적회사(SPC) 설립을 통해 4조~4조5000억 원 내외의 자금을 마련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로 했다.
 
PEF를 통해 3조~3조5000억원을 조성하고 SPC를 통해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당초 산업은행은 기존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FI가 참여하는 PEF를 구성해 FI 지분 39.6%와 금호그룹 계열사 보유지분 일부를 합친 '50%+1주'를 주당 1만8000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주가가 올 초 1만3000원대에서 최근 90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FI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참여의사가 끊기자 산업은행은 독자 인수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일단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부동산 경기와 대우건설 주가가 회복될 때를 기다려 투자자들에 지분을 다시 매각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금호그룹을 떠나 산업은행에 인수되는 대우건설이 빠른 시일에 정상화가 된다는 것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투자자는 아직 많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단독인수를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건설 경기침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더우기 정부가 발표하기로 했던 부동산 안정대책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산업은행이 큰 모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들린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주식 1주당 1만8000원을 주고 사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1주당 1만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대우건설 주식이 80% 이상 더 올라야 산업은행이 재매각 가능하다는 것인데 건설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해외 수주의 경우 이윤을 남기지 못하지만 실적을 위해 저가 수주하는 경우가 있다. 대우건설은 금호그룹이 경영할 당시 저가 수주한 것이 많아 이를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우건설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까닭은 또 있다.
 
최저가 입찰 수주로 공격적인 경영을 해오던 대우건설이 건설 경기 침체와 함께 미분양 악재까지 겹쳐 적자폭을 메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서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 작업을 이달 말까지 마치는 것이 목표지만 최종 마무리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금을 낳는 거위에서 미운오리로 전락한 '대우건설'.
 
과연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지 재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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