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관광버스 반기문과 고장난 시외버스 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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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관광버스 반기문과 고장난 시외버스 김무성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승인 2016.09.21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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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여권 유력 대선 후보 2인에 대한 단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관광버스 반기문 : 남자 박근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금년 말 임기를 마치고 내년 초 귀국한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치권은 반기문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다. 반기문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까? 출마한다면 여당으로 출마할까? 야당으로 출마할까? 아니면 제3지대에서 추대형식으로 출마할까? 그러나 필자는 반기문이 어떤 형식으로 출마할 것인가 보다는 반기문이 차기 대선 후보로 적합한가에 더 관심이 많다.

2016년 박근혜 정권 4년차인 지금, 서민들은 좌절과 절망 그리고 분노하고 있다. 동대문 상가는 물론 시내 곳곳에 빈 상가가 늘어나고 있고, 임대 광고 속에는 언제부터인가 ‘권리금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자리하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식사 3만원을 5만원으로, 선물 5만원을 10만원으로 하자고 야당 원내대표가 이야기할 때, 분당지역 일부 중국집에서는 짜장면 값을 5,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하고, 6,000원 받던 짬뽕은 4,000원으로 인하하고 있다. 부유층은 더 부유해지고 서민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서민들의 좌절과 절망 그리고 분노를 제대로 대변해 주는 차기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유엔사무총장으로서 지난 10년 간 국내 문제와 떨어져 있었던 반기문이 이러한 서민들의 실상을 얼마나 피부로 느끼고 있을까. 설상 그렇다 하더라도 반기문이 집권했을 때 핵심 세력을 형성할 외교 전문가 그룹이 국내 문제에 대해서 해결 능력을 갖고 있을까. 핵심 세력들의 성향이 집권 후 정권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이 국민들에게 남겨 준 정치적 교훈이다.

반기문이 관광버스에 비유되는 것은 반기문을 후보로 세우려는 세력들이 그의 정치적 신념을 보고 모여드는 것이 아니라, 그의 화려한 이력에 끌려 무조건 승차하려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반기문을 차기 대선 후보로 내세우려 하는 것도 현재 여론조사에서 반기문이 1등을 기록하는 것도 정치적 신념에 공감하는 적극적 지지층에 기반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후보가 등장하게 되면 반기문 현상은 제2의 안철수 현상이 될 수 있다.

종합해보면 현재의 상황에서 반기문이 여야 어디로 나와도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차기 정권 기간 중 반기문에 기대할 수 있는 사회 변화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마땅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정도라 해두자.

고장난 시외버스 김무성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한 4.13 총선과 당 대표 사퇴 후 김무성은 차기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한 자리 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4.13 총선 후보 당내 공천과정에서 김무성이 무성대장 답지 않게 애매한 자세를 보이고 꼬리를 내릴 때부터 그의 몰락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것보다도 국정교과서 채택 문제와 위안부 문제 처리 과정에서 보여 준 그의 역사관이 오히려 김무성의 몰락을 가져 왔다고 본다. 김무성은 민주화 투쟁 경력으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자산을 가졌다는 점에서 중심과 주변을 이어주는 시외버스로 비유할 수 있는데 어느 순간 그의 정치철학이 의심받음으로써 내상을 입게 된 것이다.

고장 난 시외버스 김무성, 그는 치유될 수 있는가? 김무성은 시대정신으로 격차 해소를 내세우고 ‘격차해소 경제교실’을 매주 열어 중도 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주력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정치 기술적 전략으로 추락한 이미지를 고쳐 세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무성은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도 그 이유가 이슈의 충돌이 아니라 세의 충돌로 인식되었다는 점에서 얻은 것 보다는 잃은 것이 많았다. 김무성은 박근혜 정권과 각을 세웠지만 박근혜 정권과 차별화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박근혜 정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계승한 측면이 많다.

종합해 보면, 현 시점에서 김무성은 당 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후보가 된다하더라도 본선 경쟁에서 어려운 싸움이 예상된다.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국민 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현)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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