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분기 접대비 대폭 증가…"김영란법·최순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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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분기 접대비 대폭 증가…"김영란법·최순실 영향"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1.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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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의 2016년 3분기 접대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국내 재계 주요 그룹들이 올해 3분기에 접대비 지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각 기업은 외부에 공개하는 재무제표에서 '접대비'로 지출한 비용을 명시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여론을 피하기 위해 '기타 판매비와관리비', '기타 사업유지비·재산관리비' 등 항목으로 접대비를 끼워 넣어 공시하는 기업도 일부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삼성물산은 2016년 3분기 '기타 판매비와관리비' 명목으로 591억6800만 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30억 원 가량 증가했고, 직전 분기보다 50억 원 늘어난 수치다.

그룹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도 2015년에 비해 2283억5600만 원이 증가한 1조894억7400만 원을 올해 3분기 '기타 판매비와관리비'로 썼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동기보다 5억 원 가량 늘어난 731억6100만 원을 '기타 사업유지비·재산관리비'로 지출했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4위를 달리는 현대자동차는 2016년 3분기 '기타 판매비와관리비'로 3601억1200만 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350억 원 정도 증가했고, 지난 2분기보다 230억 원가량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직전 분기에 비해 4700만 원 증가한 8억7900만 원을 '접대비'로 사용했다.

SK그룹 지주회사는 올해 3분기 328억1600만 원을 '기타 판매비와관리비'로 지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26억 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룹 핵심 계열사 SK하이닉스도 2015년 3분기보다 80억 원을 더 2016년 3분기 '기타 판매비와관리비(96억1600만 원)'로 처리했다.

이들 대기업 외에도 포스코, GS, LS 등이 2016년 3분기에 접대비 명목으로 사용한 비용이 지난해 동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종합민원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김영란법이 9월 28일자로 시행되지 않았느냐. 기업들이 법 시행 전인 2016년 3분기에 접대비를 한꺼번에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여신금융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반 음식점 법인카드 사용액, 인터넷 상거래 법인카드 승인금액, 백화점 법인카드 사용액, 대형할인점 법인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14% 가량 늘었다. 각 기업들이 김영란법 시행 전에 법인카드를 이용해 음식 접대, 선물 구매 등을 몰아서 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나라를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영향이라는 말도 나온다.

재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파문이 국정감사랑 겹쳐서 터져 나오지 않았느냐. 당초 개별 기업들이 생각했던 대관 접대비보다 좀 더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장부를 살펴보면 올해 2~3분기에 상당한 비용을 접대비로 지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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