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공식화' 삼성전자, "대관팀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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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공식화' 삼성전자, "대관팀이 움직인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1.30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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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청문회 출석 준비가 명분이지만…속내는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입법로비"
"20대 국회, 삼성에 우호적인 입장 보일 상황 아니야…재벌개혁 큰 틀에서 움직일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전자 이사회가 지주회사 전환을 사실상 공식화한 가운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각 계열사 대관팀이 활발하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오전 이사회에서 배당확대, 지주회사 전환 등 내용을 담은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해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머잖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삼성전자 홀딩스지주사-삼성전자 사업회사)하고, 향후 삼성전자 홀딩스와 삼성물산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이 0.77%에 불과한 데다, 특수관계인 등 우호지분을 다 합쳐도 18.1%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증권가에서 추산하고 있는 1:0.64458 분할비율로 삼성전자 홀딩스-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인적분할을 단행하고, 홀딩스 지분과 사업회사 지분을 교환한다면 이 부회장은 약 29.8%에 이르는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그는 자사주(12.78%)를 삼성전자 홀딩스에 귀속시킴으로써 의결권을 부활,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홀딩스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이 부회장은 약 40%대에 이르는 삼성전자 홀딩스 지분율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어 통합삼성홀딩스(삼성전자 홀딩스+삼성물산)가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사로 두게 되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비금융지주, 금융지주를 모두 거느리는 명실상부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게 되는 것이다.

▲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각 계열사 대관팀들이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상대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 시사오늘, 뉴시스

문제는 여소야대로 구성된 20대 국회가 이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느냐 마느냐에 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소속 의원들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로드맵에 강력한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안들을 잇달아 발의했다. 민주당 제윤경 의원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의 '상법개정안' 등이 대표적인 예로, 각각 '지주사 전환 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인적분할 시 자사주 분할신주 배정 금지'를 골자로 한다.

만약 두 법안 중 하나라도 국회를 통과한다면 이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사주 활용이 어려워져, 회사 돈 외에 자신의 재산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내 도입 추진 의사를 밝힌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의 앞날도 미지수다.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삼성은 통합삼성홀딩스(삼성전자 홀딩스+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중간지주사로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꿈꾼다. 현행법상 비금융지주인 통합삼성홀딩스는 금융회사인 삼성생명을 중간지주사로 둘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공정위가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를 추진한다면 삼성은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해 진다.

그러나 공정위가 해당 제도를 내놓는다 해도 20대 국회가 이에 동조하지 않을 경우,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로드맵은 사실상 성사되기 어렵다.

삼성 미래전략실 등 각 계열사 대관팀들이 삼성전자의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 전후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이유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권 의원의 한 핵심 측근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삼성 측이 국회와 공정위를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오는 6일로 예정된 이재용 부회장의 청문회 출석 준비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경영권 승계 관련 입법로비가 주목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들이 국회를 다녀갔다는 사실,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권력 순위 1위가 최순실이라면 권력 0순위는 삼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로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20대 국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거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 뉴시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20대 국회가 삼성과 이 부회장의 로드맵을 그대로 수용하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러 가지 정황들을 살펴보면 지금은 정치인들이 삼성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잘못했다가는 본인마저 최순실 게이트 덫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 꼭 삼성이 타깃은 아니지만 재벌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전체 지배구조 개편은 여러 법안 통과 여부 등 금산분리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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