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닭띠 재계인사들 가운데 누가 새해 아침 힘차게 홰를 치며 크게 울 수 있을지 자연스레 이목이 쏠린다. <시사오늘>이 닭띠 재계인사들을 짚어봤다.
1945년 2월생, 구본무 LG그룹 회장…'눈에 띄네'
닭띠 재계 인사들 중 단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 1945년생 구본무 LG그룹(엘지그룹) 회장이다. 구본무 회장은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2017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도 처음으로 공식화 했다.
LG는 지난 1일 국내 4대 그룹사(社) 가운데 처음으로 2017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SK 등 경쟁업체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깊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주춤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이번 파문에서 자유로운 LG 구본무 회장 앞서나간 것이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LG전자로 보인다. LG전자는 2016년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조성진 H&A(생활가전)사업본부장 사장을 부회장으로 임명,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고졸 공학도 조 부회장은 1976년 LG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세탁기, 6모션 세탁기, 듀얼분사 스팀 드럼세탁기, 트윈워시 세탁기, 얼음정수기 냉장고, 360도 공기청정기 등 혁신·창의적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은 현장 전문가다.
탄탄한 기술력과 전문 지식을 갖춘 인사를 앞세워 회사를 바로잡겠다는 구본무 회장의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구 회장의 '광폭질주'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LG는 올해 말부로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전경련에 공식 전달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에도 국내 4대 그룹사 가운데 최초다.
LG는 2017년부터 전경련 회원사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회비 납부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6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구 회장이 전경련 탈퇴를 국민 앞에 약속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다가오는 2017년 새해에도 구 회장의 '광폭질주'가 거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1945년 3월생, 이봉관 서희그룹 회장…'풀릴까?'
반면, 닭의 해가 밝기도 전에 이곳저곳에서 꼬일대로 꼬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1945년생 재계 인사도 있다. 이봉관 서희그룹 회장이다.
이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희건설은 올해 매섭게 성장했음에도, 정규직 직원과 기부금 액수를 줄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8025억3010만 원, 영업이익 579억8649만 원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07억564만 원, 영업이익은 377억4098억 원이나 오른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총 영업이익(346억4509만 원)과 2014년 총 영업이익(406억59만 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630명에 달했던 서희건설의 정규직 직원 수는 올해 1분기 608명으로 크게 하락했고, 3분기 기준 603명에 그쳤다. 비정규직 직원 수는 2015년 370명에서 2016년 3분기 382명으로 증가했다.
기부에도 인색해진 눈치다. 서희건설은 2012년 기부금 명목으로 15억6542만 원을 처리한 이후 2013년 13억3431만 원, 2014년 4억8032만 원, 2015년 5억8961만 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2016년 상반기에는 2억2447만 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2억3959만 원보다 떨어진 금액이다.
또한 서희건설은 최근 '불공정 이력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력서에 '각계지인기록서' 항목을 넣어 입사지원자들로 하여금 정재계 인맥을 기입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기 지인이 매출 기여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추천인에게 주어짐'이라는 문구가 논란을 확산시켰다. 신입사원들에게 지인을 사업적으로 활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서희건설은 지난 26일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2건의 신입채용 공고와 7건의 경력채용 공고를 모두 삭제했다. 이 가운데 2건은 연말까지 이력서를 접수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청운교회 장로 이 회장은 지난 4월 〈CEO의 기도〉라는 책을 출간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덜 가진 자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신념을 평소 언론을 통해 밝혔던 그이기에, 도의적 측면의 비판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눈치다.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닭띠 이 회장이 '결자해지'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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