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푸틴 군비경쟁의 내막
스크롤 이동 상태바
트럼프와 푸틴 군비경쟁의 내막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1.05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트럼프가 푸틴에 호감을 표하는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미심쩍다. 최근 트럼프와 푸틴의 관계를 보면, 국제무대에선 서로 으르렁대면서도, 커튼 뒤에선 손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하 트럼프)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하 푸틴)을 이르는 트럼푸틴(Trump+Putin)이란 말까지 유행한다. 도대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오고가고 있는 것일까.

양국의 기묘한 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는 최근 가시화된 ‘미러 군비경쟁’이다. 지난해 12월 22일(현지시각), 공교롭게도 두 정상은 “핵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똑같이 공표했다.

푸틴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에서 전달한 연례 국방부 연말 순시에서 “전략적 핵무기 부대의 군사적 잠재력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트럼프는 기다렸다는 듯 맞불을 놨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관한 분별력을 되찾을 때까지 핵 능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애매모호한 트럼프와 푸틴의 핵무기 강화 발표에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지금껏 봐왔던 군비경쟁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트럼프와 푸틴이 서로 암묵적으로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우선 트럼프의 경우, ‘푸틴과의 밀월관계’ 의혹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국내정치용’으로 대(對)러시아 맞불작전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원한다는 바람을 피력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칭찬해왔다. 특히 ‘미국 대선개입 해킹’ 의혹에 휩싸인 러시아를 지지하면서 이러한 논란이 가시화됐다. 트럼프는 그동안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은) 우스운 얘기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한 바있다.

이러한 트럼프의 입장표명에 미국 국민들이 비난하고 나선 건 자명한 일이었다. 이에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불식시키고 ‘군비경쟁’이란 안보이슈를 꺼내들어 자신의 지지세력을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 트럼프에겐 필요했다.

트럼프에겐 중국이란 대적(大敵)도 있다. 러시아와의 군비경쟁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최근 군사력을 증대시키고 있는 중국의 세(勢)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과의 공동 이익을 찾으려 애써왔던 버락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과 상반된다. 그동안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의 모든 업적과 정책을 해체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공고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또한 “‘적의 적은 동지가 될 수 있다’는 게 트럼프식 논리인 만큼 트럼프가 같은 당인 공화당 의원들과도 의견을 달리한 채 푸틴 편에 서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뉴시스

한편 푸틴의 경우, 최근 시리아, 터키, 크림반도 등 주요 분쟁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지 위해서라도 절대적인 군사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게다가 그동안 자신을 적대시 했던 오바마 정부와 달리 호감을 보이는 트럼프를 미워할 이유는 없다.

전문가들은 두 정상의 밀월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최근 우리 국제정세를 보면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시기보다 더 위험하다. 120년 전 제국주의 약탈이 자행됐던 제1차 대전 직전 시기와 비슷하다. 바야흐로 트럼프, 푸틴, 시진핑, 에르도안이 주도하는 시대가 왔다.”

공교롭게도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와 미국, 중국 사이에 위치해있다. 외교적 대비책이 필요하나, 한국은 국내 정치혼란으로 사실상 외교적 공백상태에 있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된 지금, 차기 대권주자들이 공약을 통해 철저한 외교적 대비책을 논의해야할 시점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