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9 목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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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산업화와 민주화의 구도를 넘어서자
<강상호의 시사보기>개헌 통해 대결 일변도 정치문화에서 벗어나야
2017년 01월 10일 (화)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정국 속에서 새누리당이 서서히 와해되고 있다. 산업화를 대변하던 거대한 정치세력이 구시대의 허물을 벗고 있는 것이다. 보수 세력이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다. 역사발전 면에서 창조적 파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 태어나는 신 보수는 더 이상 산업화 세력만을 대변해서는 안 되고 이념적으로 산업화 시대의 틀에 갇혀서도 안 된다.

강요된 혁신 과정이 보수 세력의 위기처럼 보이나 시대적 흐름에 순행한다는 점에서 보수 세력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다. 오히려 구체제 속에서 안정적으로 보이는 진보 세력이 조만간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체제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로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의 의지와 관계없이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1945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유일한 국가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은 갈등과 대결이라는 정치문화를 조성했고, 수많은 전투적 정치인들을 양산했다. 선명성은 정치인의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 검투사의 정치문화는 청산의 대상이다.

이미 새누리당의 분화 과정 속에서 보수 세력의 검투사 정치인들은 퇴장을 강요받고 있다. 이제 문제는 누가 언제 진보 세력의 검투사 정치인들을 퇴장시킬 것인가이다. 종국에 가서 국민이 이들을 퇴장시키겠지만, 그 시작은 개헌정국에서 나타날 수 있다. 반 개헌 세력들은 일부 세력들이 개헌을 대선 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사실은 반 개헌 세력들이 정략적인 이유로 반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반 개헌 세력들의 중심에 검투사 정치인들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어젠다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다. 정권탈환이 가장 중요한 어젠다로 결정되고 호헌이 전략적 방편으로 선택될 때 민주당의 위기는 수면아래에서 시작될 수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구도를 넘어서는 시작이 개헌이고, 이러한 시도가 시대정신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주장은 시대의 흐름에 배반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제 하에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으로 구성된 대결 구도는 심화됐다. 다수결 선거제도와 양당제, 중앙집권화 그리고 갈등적 정치문화를 배경으로 시작된 이 구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과 다당제, 지방 분권의 확산 그리고 타협적 정치의 필요성으로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소위 중위 수준의 정치제도의 변화로 대통령제는 더 이상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변화하는 중위 수준의 정치제도와 매치되는 권력구조의 모색, 이것이 개헌 논의의 중요한 한 축이 됐고, 이상과 현실의 타협으로 제시된 대안적 권력구조가 ‘분권형 대통령제’인 것이다. 대통령제가 다수결 정치문화를 배경으로 한다면, 분권형 대통령제는 합의제 정치문화를 배경으로 한다. 다수결 정치문화가 다수를 위한 정치라고 한다면, 합의제 정치문화는 소수를 배려하는 정치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이 언제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전 개헌 주장과 대선 후 개헌 주장은 어떤 의미에서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일정과 개헌 일정 모두를 변수로 남겨 놓아서는 안 된다. 개헌 일정만이라도 상수화 할 필요가 있다. 대선 전이건 대선 후이건, 여야 정치권은 국민 앞에 개헌 일정을 약속해야 한다. 그리고 이 번 만큼은 이 약속을 어기는 정치인이 있다면 확실히 퇴출시켜야 한다.

현 상황에서 개헌 일정은 짧으면 짧을수록 바람직하다. 헌법 재판소의 결정이 늦어지면 자연스럽게 대선 전 개헌을 추진하면 된다. 국회 개헌 특위는 탄핵정국과 관계없이 개헌 일정을 조기 확정하기 바란다.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국민 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현)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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