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은하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재계를 겨냥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에 대한 특검의 수사 범위과 수위를 두고 국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사오늘>이 재계를 향한 특검의 칼날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우선 K‧미르재단에 대가성을 위해 거액을 출연한 삼성, SK, 롯데 등 대기업에 대해 특검이 예외 없는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직장인 송모(38)씨는 “대기업 총수들이라도 잘못한 점이 있으면, 당연히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한다.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법적 책임에 대해 특혜를 받는다는 것은 정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기업 총수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면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때까지 대기업 총수들이 사면됐다고 해도 한국 경제가 나아진 적이 없었다. 따라서 그런 논리는 말이 안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이모(29)씨는 “총수들이 나라경제 파탄에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총수들이 없다고 망할 기업들이라면 진작에 망했을 기업들이다”라며 “삼성과 같은 기업들이 구멍가게도 아니고 총수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애시당초에 기업 경영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기업이고 그런 기업들은 도태돼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반면, 특검의 수사 범위나 수위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현재 정경유착 책임의 대상이 너무 재계에만 쏠려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업가 정모(53)씨는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정경유착이다.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하지만 특검이 이번 사태에 연루된 모든 기업 총수들을 압박하게 되면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고 자영업자마저 피해를 입기 때문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 전했다.
주부 김모(45)씨는 “우리나라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대기업들이다”며 “특검이 대기업의 수장들을 구속 수사하게 되면 대기업들이 그동안 쌓아온 국가 경쟁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참작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특검이 기업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최근 청문회에서 하태경 의원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정경유착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물었는데, 어이가 없었다”라며 “'정경유착'은 '정'과 '경'이 같이 하는 것이다. 책임을 '경'에게만 물을게 아니라 '정'에게도 똑같이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경'만의 문제인것 마냥 몰아가면 그게 바로 기업인의 의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가. 또한 ‘경’이 피해를 입더라도 같이 이득을 본 ‘정’이 살아남는 한 우리나라는 발전이 없을 것이다”라며 “‘정’과 ‘경’ 모두에게 똑같이 책임을 묻는 것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국민성, 정치를 성장시키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수사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눈길을 끈다.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정치적 사안이라는 것이다.
대기업 퇴직자 김모(56)씨는 “미우나 고우나 대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며 “최순실 게이트가 애초에 정치적 사안이었던 것 만큼 대기업을 두드릴 것이 아니라 정치인과 그 측근들을 두드리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취준생 최모(29)씨는 “특검이 수사 대상을 급격히 늘려가는 것을 보면서 특검이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고 월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대기업에 대한 확대 수사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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