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지난 2016년 1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뇌물수수 전력자’이자 전두환 신군부가 만든 국보위 출신 인사를 전격 영입했다. 바로 김종인 전 대표다. 소위 민주화세력이 주축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던 정당에서 이런 인사에게 전권을 맡긴 만큼 거센 논란이 일었다. 결국 그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김 전 대표는 ‘셀프공천’ 논란과 함께 비례대표 2번 순위를 받아 결국 명예롭지 못한 비례대표 5선 의원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참패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를 왜 영입했을까? 당시 문재인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2015년 10월 재보선에서 패배한 데 따른 책임론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계속적으로 당내 비주류 세력으로부터 대표직 사퇴 압박을 받아왔지만 문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고집 때문에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고 그 뒤를 이은 동반탈당 소식이 연일 흘러나오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 카드’가 나온 것이다.
1년여가 지난 14일 현재, 문재인 전 대표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문제로 곤혹스럽다. 문 전 대표가 최근 안보 고문으로 영입한 전인범 전 사령관은 지난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18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휘 체계가 문란했던 점이 잘못”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5·18은 ‘전두환 쿠데타’가 없었으면 애초 일어나지도 않았다. 결국 핵심 책임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런데 전인범 전 사령관의 발언은 마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책임을 면해주는 느낌이다. 물론 전 전 사령관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앞선 발언 때문에 그 진정성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전 전 사령관의 부인인 심화진 성신여자대학교 총장이 교비 횡령으로 법정 구속되는 일까지 터졌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전인범 전 사령관을 영입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신중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문 전 대표는 왜 이렇게 신중치 못할까? 문 전 대표는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만큼 여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인범 논란’에 비춰 오히려 초조감이 느껴진다. 중도표를 얻기 위해 급하게 그를 영입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상당히 앞섰다. 하지만 기자는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여유로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경선룰을 놓고 이명박 후보측이 오히려 더 예민한 모습이었다.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와는 달리 이명박 후보는 겨우 이겼다.
지금 문재인 전 대표의 모습에서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자꾸 떠오른다.
좌우명 :